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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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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시방의 하루......


BY 비비안 2000-10-30



오늘 창문넘어 보이는 에덴공원을 쳐다 보니

꼭대기 노랗게 물들은 단풍들은 나무가 아름답게 보인다.

아~ 가을이구나 실감하면서 가까이 있어 등산코스로

자주 이용하던 승학산에도 '억새가 숲을 이룰텐데...'하고

문득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러나 현실은 여기 피시방을 지키고 있어야 한다는데 있다.

우리가족들의 생계가 달린 피시방!

우리 아이들을 훌륭히 키워 나갈수 있게 해주는 곳이다.

이를테면 자동차를 움직이는 휘발유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

난 기필코 이곳을 사수하여야 한다.

전쟁터에 나선 군인정신으로.....

피시방은 24시간 영업이라 노는 시간과 노는 날이 없다.

그렇다고 절대 돈을 많이 번다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대학교 앞이라 너무 많이 생겨 경쟁이 치열하다.

아~ 근데 우리 피시방에 오는 손님들을 한번 살펴 볼까요...

새벽에 밤새우던 손님 돌아가고 창문열어 밤새 담배연기에

찌들은 공기 몰아내고 새벽찬공기로 바꿔 놓고 나면 9시!

그때면 오시는 단골손님! 증권하시는 손님들!!

양복도 입고 말쑥한 모습의 아저씨들이다.

30대에서 40대의 아저씨들이다.

어떨땐 도시락도 싸가지고 와서 먹는다.

아마도 집에서는 직장에 간다고 하는것이 아닌지...

오늘은 좀 올라갔는지 얼굴표정이 밝다.

이 아저씨들 오전 9시에 와서 오후 3시에 퇴근이다.

3시에 증권시장이 파장이니까....

중간에 간혹 강의시간 빼먹고 땡땡이치는 대학생들

몇몇와서 스타크래프트와 포트리스로 점심내기 하고....

그리고 그냥 직장인인지 대학생인지 모를 아가씨들.

길다란 손톱에 손가락사이로 담배 끼워 피우면서

"아줌마~ 여기 재털이 주세요~"한다.

속에서 욕찌꺼기가 올라 오지만 손님인데 우째.

재털이 들고 가면 "아줌마, 라이터도 주세요"한다.

속으로 "누구 똥개훈련시키나" 하면서도 손님인데 하면서

갖다 바친다.

커피잔에는 빨간 루즈 떡칠을 해놓고 휴지로 살짝 ?M아놓을

생각도 않는다. 돈낸다 이거지....

또 화장실 갈땐 우짜노 하면 요즘 유행하는 마귀할멈코같은

커다란 신발을 신고 덜커덕덜커덕 소리 요란히 내고...

화장실 갔다 나와도 분명히 '화장실문을 꼭 닫읍시다' 하는

글이 쓰져 있는데도 문을 열어놓고 나온다.

꼬리가 다 안나왔나보다...ㅎㅎㅎ

분명히 저런아가씨는 뒷처리도 깨끗하지 않다 싶어 들어가서

확인하면 아니나 다를까 휴지랑 여자들 뭐시기랑 그냥 딩군다.

'에구 저런 아가씨들 시집이나 갈려나' 하고 한숨이

나올지경이다.

나도 아들있는 엄마로써 '저런 며느리 들어오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선다.

담배피는 여자들은 임신해도 기형아를 낳을 확률이

많다는데 하면서....

그리고 꼬맹이들... 우리 나라엔 정말 컴퓨터 확산은

많이 되었다는걸 느끼게 해주는 아이들, 6~7세 정도다.

이구 요것들이 컴퓨터 부실라 싶어 유심히 살펴보면

정말 잘한다. 귀엽다. 에구 귀여운것들~~~

그 다음이 우리의 학생들!

코앞에 수능이 다가 왔는데도 매일같이 부지런히도 온다.

난 수입이 늘어 좋지만 엄마들은 얼마나 속이 탈까~~~쯔쯔

밤 10시 이후엔 미성년자 출입금지다.

근데도 염색하고 머리 기름 바르고 사복입고 와서 성인이란다.

"주민등록증 내봐라" 하면 성인에 들어가는 한넘빼고는

모두 안가져 왔단다.

"흐흐 요놈들아 누굴속일려구 귀신은 속여도 나는 못속인다"

하며 ?아내고....

나도 자식이 있는데 불법영업은 하기도 싫고 또 벌금도

아까워서리...

이래저래 하루 손님 거의 치루고 밤 11시!

'아~ 나도 컴해야지 피시방 주인 좋은게 뭐야 컴을 맘대로

차지할수 있다는게 좋은거지' 하면서 컴에 앉아

아줌마닷컴에 들어온다.

수다천국! 아줌마들의 세상!!

거기에 아는 언니, 동상이나 친구가 있음 더욱좋다.

문두드리고 들어가 하루의 스트레스를 수다로 풀고....

아르바이트학생오면 인계해주면 오늘의 일과는 끝~~~

집으로 오는 발걸음은 가볍다.

오늘 얼마를 벌었던 말던 딸과 함께 오늘 있었던 이야기 주고 받

으며 오는 길은 나에게 주어진 행복의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