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오래전에 쓴 글에 대한 답장이라 보실 수 있으려나 모르겠네요.
저도 예전에 명화극장 즐겨보던 30대 후반 아줌만데요. 영화로 가슴아프게 보고 않고 책으로 읽으면서 아주 감동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원작은 미국의 여성작가 카아슨 매컬리즈가 1940년 발표한 장편소설이었지요. (매컬리즈가 쓴 '슬픈 카페의 노래'라는 작품도 전 좋았는데요.)
워낙 오래전에 읽은 거라 내용이 가물가물하고 다시 읽으려도 시간이 없어서 책에 소개해놓은 줄거리를 대신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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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7년 가을에서 1939년 여름에 걸쳐, '여름은 길고 추운 겨울은 짧은, 하늘은 항시 유리처럼 파랗게 빛나고 태양은 이글이글 불타는' 남부 대륙의 조그마한 공장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등장인물
예수와 비슷한 풍격을 지녔으며 벙어리인 은그릇 조각사 존 싱어, 음악에 심취하고 있는 꿈많은 새침떼기 소녀 미크 켈리, 미국 자본주의의 모순을 통매하는 과격분자인 제이크 블라운트, 니그로 인종의 우생학적 개량과 사회적 지위 향상을 사명으로 알고 있는 광신적인 흑인의사 베네딕트 코플랜드, 회의주의자이며 성적 불능자인 비프 브래넌 등인데 이들 각자의 생활환경과 에피소드가 3부 25장으로 엮어져 있다.
이들은 모두 제목처럼 환경에 순응하지 못하는 외로운 사람들이며 고독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기를 이해해 주고 받아들여 줄 사람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 욕구는 결코 충족되지 않는다.
고독감은 계속 그들을 괴롭히고 그 때문에 광포해지기도 한다. 고독감을 달래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은 주위에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자기를 이해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쪽 의사가 상대방에게 통하지 않는 다시 말하면 대화가 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대화가 필요없는 벙어리 싱어를 찾게 되고 그를 유일한 이해자로 믿게 되며, 그에게서 외로운 마음을 구제받으려고 한다. 그런데 싱어는 싱어대로 같은 벙어리이며 정신박약자인 친구 안토나포울로스만을 열애한다. 그러다가 안타포나포울로스가 정신병원에서 병사하자 싱어는 그 뒤를 쫓아 권총으로 자살해 버린다.
다른 사람들로부터는 정신적인 구원의 신처럼 여겨졌던 그도, 사랑의 대상을 잃어버리자 동시에 자기의 존재 이유도 잃고 죽음을 택하는, 나약한 의존적인 한 인간에 불과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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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소개된 줄거리만 써놓고 보니 무척 딱딱한 내용이네요. 소설을 영화화하면서 달라지는 부분도 있었겠지만 영화나 원작소설을 직접 보면 느낌이 참 다르죠.
저도 감동깊게 보고 읽었던 작품이라 이렇게 답장을 써봅니다만 흡족하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