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알간 하늘이 낮게 내려앉은 작년 초 가을 오후였다. 나른함을 달래려고 가게문을 열고 나왔더니 92세에 세상을 떠나신 내 할머니를 생각나게 하는 , 얼굴은 온통 주름투성이고 그 얼굴위로 묻어나는 잔잔한 미소는 어쩐지 쓸쓸한 느낌을 주는 조금은 초라하게 보이는 할머니 한분을 만났다. 검게 그을린 얼굴에 아주 오래전에 만들어 입었을법한 낡은 한복을 입으신 그 할머니를. 그 할머닌 혼자서 개천예술제 구경을 니오셨다가 길을 잃었다고 하셨다. 택시를 타고 왔는데 그 기사아저씨가 말도 잘 안되는 그 할머니를 그냥 아무데나 내려주고는 가버렸나보다. 나쁜 아저씨 같으니.... 에술제 구경을 하러가려면 우리집과는 반대편인데...어쩌나. 그 할머닌 그 와중에도 웃고 계셨다. 길가에 쪼그리고 앉아서. 야위디 야위고 말도 잘 안되고 귀도 잘안들리는지 큰 소리로 말을 해야 겨우 고개만 끄덕이고, 허리는 굽어서 서 있는건지 반쯤 누워있는건지 모를 만큼이다. 열심히 말을 시켜서 겨우 알아낸 아들네의 전화번호. 아들을 기다리는 동안에 가게안으로 모셔와서 우유한개와 빵을 드렸더니 드시질않고 만지작거리기만 하셨다. 그래서 뜯질못해서 저러시나 싶어 우유팩을 뜯어려는 순간 "새댁, 그냥두시게.좀있다먹게" 하셨다. 그렇게 얼마후 그 할머니의 아들이란 분이 오셨다. 역시 아주 야위고 초췌하고 연세도 또한 많아보이는 그 아들이란분, 그 분이 오시니까 할머닌 여태 들고 계셨던 우유와 빵을 아들의 손에다 가만히 쥐어주시며 "야야, 배고플낀데 이거 묵고 가거라."하신다. 그 아들은 겸연쩍게 웃으며 "참, 어무이나 잡수소"하며 내게 고맙다고 몇번이나 인사를 하신다. 그 모습을 보고있으려니 내 눈엔 벌써 눈물이 가득고였다. 내 할머니도 그러셨다. 치매가 걸리기 전까진.... 좋은것 맛난것 있으면손주들 생각에 어디론가 슬그머니 감추었다가 다시 내주던 할머니였는데. 예전에 딸기농사를 지을때 그 딸기밭에서 딸기를 따던 엄마와 아버지는 어느날 주먹만큼 큰 딸기를 발견하고 엄마는 "장사하는 사람은 늘 못되고 안 좋은것만 먹게 되는데 이건 너무 크고 좋으니 당신 잡수소" 하며 그 딸기를 아버지께 드렸더니 아버진 그 딸기를 잎에다 고이싸서 할머니께 갖다 드렸다. 할머닌 "아이고, 이렇게 크고 좋은 딸기를 우째 내가 먹겠노" 하시면서 어딘가에 감추셨다. 결국 그 크고 좋은 딸기는 학교갔다 늦게 돌아온 내 오빠에게 건네졌고 그리고, 그리고 그 딸기의 운명은 오빠에게서 끝이 났다. ~~~~~~~~~~~~~~~~~ 이걸 열심히 두드리고 있는데 우리 남편 이제와서 라면 끓여 먹자네요. 어떡하죠? 다이어트 해야되는데... 딱 오늘만 먹고 낼부터 해야쥐!!! 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