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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66

어떻게 도움이 되야 하나요?


BY 지란지교 2001-03-22

이럴땐 어찌해야 하나....
갑자기 너무 막막하고 속상하고 대책이 서질 않으니...
어떻게 해야 할 지 지금부터 생각해야겠다...

지난주부터 친구 하나가 연락이 통 되질 않는다.
집으로 전화를 하면 낮엔 아예 받질 않고 저녁 늦게야 전화를
하면 친구 아들이 받는데 (중1) 엄마는 할머니댁에 가셨다고 한다.
그런줄 알고 있었는데, 며칠 동안 계속 전화해서 엄마 오셨느냐고
하면 모른다, 언제 오실지도 모른다, 아빠도 같이 가셨다,
동생(7살)도 같이 갔다...할머니댁 전화번호도 모른다,
외할머니댁전화도 모른다...
집에 무슨일 있는가 하면 없다고 한다...

며칠을 그 친구아들과 실랭이를 하다가 갑자기 생각이 나서
방금전 전화를 했다.
또 똑같은 대답뿐...
"00아, 이상하지 않니? 엄마가 널 그냥 두고 아무일 없이 할머니댁에
가서 일주일 이상이나 계시면서 연락도 안된다는 것 말이야...
무슨일이 있는 거지? 아줌마는 알아도 되니까 얘기해 봐"
"아무일 없어요..."
"그럼 엄마랑 연락은 전혀 안되니? 너 밥은 어떻게 먹고다니니?"
"윗집에 엄마가 부탁하셔서 거기서 먹구있어요"
아이에게 윗집전화번호를 물어 그리로 전화를 넣었다.

약간 경계하는 듯 한 목소리였는데, 친구임을 설명하고(전화라도
걱정하는것이 느껴졌는지)나니, 그제서야 말한다....
요즘 너무 어렵다고....

예전 IMF 때 그 친구 남편이 얘도 모르게 주식을 손대서
3억이상을 날리고, 있는 것만 가지고 했으면 그래도 나을텐데,
신용이다, 뭐다로 주위사람여기저기에 빚을 무리하게 내서
너무 고생하던 생각이 났다.

그 일과 관계있는건가 하고 물으니...그렇다고 한다...
지금은 친구남편도 직장을 그만두고 같이 내려가있는건데
마지막말이 나를 너무 속상하게 한다.

"죽지 못해 사는 거예요."

거듭 전화오면 내게 전화를 꼭 하라고 부탁을 하곤 지금 앉아있는데
전화가 오지 않는다...
거리라도 가까우면 친구아들녀석을 보고오면 좋을텐데,
그것도 쉽질않다.

도데체 어디까지 잘못된것인지...
그때도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지만, 남편이 이를 악물고 다시
시작한다는 맘으로 살겠다고 해서 그말을 믿고 산다고 했는데...

어떻게 된일인지...
지금 너무 마음이 아파 수습이 안된다...
너무 성실하고 마음씀씀이가 깊었던 친구이다.

연락이 오길 기다리면서...
제발 제발....
어떻게든 도움이 될 일이라도 있으면...연락이 되길 기다린다.

전화해줘...
무슨일이니?
너 그렇게 있으면 안돼...나한테 전화라도 해줘...
걱정되서 미치겠단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