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아이들 개학이 얼마 남지 않아서 우리가족은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안면도에 있는 해수욕장을 가기로 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가기로 했는데,
그만 늦잠 버릇이 있어서 일어나보니 시계초침은 8시를 가리키고
부랴부랴 깨워서 밥먹이고 약간의 간식도 챙기고.......
9시 30분이 넘어서 출발했다.
난 속으로 '서해안보다 동해안이 더 좋은데' 하고 혼자 궁시렁
궁시렁거렸는데, 남편이 알아듣고서 한번 눈을 흘긴다
아이들하고 가기에는 서해안이 좋대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인데.
봄 기운이 감돌기에 옷차림도 가벼웁게.......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해미 톨게이트로 나가서 해미읍성을
둘러보았는데,, 길이는 2KM이고 높이는5M인 아주 아담한 성이었다
천주교 박해때 그 성안에서 무려 일천명이나 되는 신자들이 그
곳에서 처형된 장소라고 한다
곳곳에 그 흔적들이 있고 고개가 숙연해져옴은 나 아닌 다른이들도
마찬가지이리라고 생각한다.
다시 홍성을 거쳐서 우리가 진짜 가고자 하는 안면도에 있는
꽃지 해수욕장을 향했는데,
4월에 있을(4.26~5.19) 안면도 꽃 박람회 준비로 도로도 확장하고
태안군민들의 손길이 바쁨을 느낄 수 있었다.
바다를 끼고 드라이브를 하면 마음은 어느 새 아무런 욕심도
헛된 꿈도 다 버리게 되고 오직, 확 트인 시야에 몰입하게 된다.
간월도에 있는 천수만 철새들도 보고, 그리고 물안개....
드디어 꽃지 해수욕장에 도착했는데,,,,,,
우리를 슬프게 하는건 몇미터 앞도 안보이는 물 안 개
그래도 조금있으니까 서서히 걷히긴 하는데 아직도 시야는 흐리고
아이들과 함께 모래사장에서 달리기도 하고 굴도 따고
바닷바람에 추운줄도 모르고 땀을 흘렸다.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가 시야에 들어오고,
남편은 잠깐 들어가서 사진만 찍고 오자고 했다.
(왜냐구요?)
밀물때라고 하면서 든물은 눈 깜짝할사이에 모래사장을 물로
덮어버린다고,,
설마 ... 그렇게 쉽게 물이 들어올까??
하면서 아이들하고 더 구경했는데, 물이 가장자리에서부터
밀어닥치더니 남편이 소리치면서 아이들 셋, 나, 이렇게 남겨
두고 그 육중한 몸을 날렵하게 날리면서 달려가는게 눈에
들어옴과 동시에 나도 몸을 날렸지만 그만....흑 흑 흑
채 5분도 안된 시간인데 물이 무릎까지 찰 줄은 정말 몰랐다.
막내를 업고 뛰고 , 한바탕 소동이.....
안도의 한숨이 저절로 ...우리 가족은 얼마나 많이 웃었는지
모른다. 나만 살자고 달리기한 남편은 시달림의 괴로움을
톡톡히 보았다.
다행히 수온이 낮지를 않아서 발은 많이 시럽진 않았지만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나는 계속 이 말을 되풀이했다.
"보일러 좀 세게 틀어" 그리고 또 한마디로 이어지는 말은
"혼자만 양말,신발 젖지 않아서 기분이 어떠냐"고
이렇게 해서 우리가족의 겨울바다 여행은 아름다운 추억의
한 페이지로 남겨지고 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