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임으로 맞은 첫딸의 유치원 졸업식.
아직 졸업사진도 못 보았기에 궁금증은 더해가고, 그렇게 졸업은 시작되었다.
................................................................
항상 그렇듯이 시상식이 이어지고.
마지막엔 졸업식 노래를 불렀다. 하지만 큰아이 유치원은 성당 부설 유치원이기에 우리가 흔히 아는 졸업식 노래가 아닌 다른 노래였다.
우리 커서 무지개빛 아름다움으로 다시 만나자는......
난 우리 아이의 빨개진 눈시울을 보았다.
똑 떨어지는 눈물도.
난 그 순간 가슴이 뭉클했다. 우리 딸이 저만치 컸단 말인가......
항상 철이 없고 덜렁대는 줄만 알았던 내 딸이 저렇게 순수한 결정체를 품고 있었다니.
난 무엇보다도 내 딸이 그토록 순수하게 자라고 있음에 감사한다.
또한 앞으로도 꼭 간직하고 살아주길 바라고 싶다.
어쩌면 너무 순수해서 이 세상 살아가며 힘이 들진 모르겠으나, 난 아직은 내 아이에게 곱게 품어주고 싶다.
아는 것이 많으나 순수하지 못하다면 실패한 인생이기에, 난 든 사람이기 전에 된사람이 되라고 하고 싶다.
이젠 나뭇가지에 싹이 조금씩 올라와 있다.
아이에게 보여줘야 겠다. 노랗고 바알갛고 푸르른 봄의 마음을 느껴보라고...
아이는 가을이 좋다고 했었다.
왜냐하면 가을엔 단풍과 은행잎이 있어 거리에 나가면 기분이 좋다고 했다.아이의 비유를 빌리자면, 은행잎은 아기의 턱받이같고 단풍잎은 고슴도치같다고 한다. 그래서 가을 거리에 나가 보면 , 동생이 턱받이를 하고 동물원의 고슴도치를 보려고 나들이를 가는 것 같다고 한다. 난 딸아이의 감성에 탄성을 지르고 말았다.
그래서 더욱 아이에게 봄을 느껴보게 하고 싶다.
가슴이 뛴다.
나의 주변에 아름다운 것들이 너무 많아서.
딸아이의 순수.
이미 곁에 와 있으나 설레임만으로 인사를 한 봄.
그리고 이 모든 걸 바라보고 있는 하늘.
감사하며 따스한 봄을 맞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