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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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삑사리난 첫경험


BY 프리즘 2001-03-22


태어나 첫 결혼에서 첫 아들을 낳고 처음으로 학교보내는 첫 경사날...

얼마전에 동사무소에서 날아온 '취학통지서'.

평소 개뿔 엄마노릇도 안하던 프리즘이 뭐시 잘한다고 그거 보관할거라고

불끈~ 보무도 당당하게 싹싹 다림질해서 문구점으로 뛰어가 코팅했지.

그리곤 잘 보관하고 있다가 예비소집일.

혹시나 아들래미 주민등록번호 물어볼까봐 아무 생각없이 코팅된

취학통지서를 들고갔지.

근데...다른 엄마들은 엄마이길 포기했는지, 벌써 열댓명씩 보내봐서

이런건 아무 감정도 없는지 저마다 들고있는 취학통지서들이

꼬깃꼬깃혀...

속으로 궁시렁 댔지



'어이구...덜렁거리는 것들아. 나처럼 잘 보관해서 길이길이
기념으로 삼아야지. 이것봐~ 날좀 보라구!'



면접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선생님 몇명이서 앉아 이것저것 물어보더니

취학통지서를 달라네?





프리즘 "왜요?"

선생님 "그거 제출하셔야돼요"

-___________- ;;




쭈삣거리며 내놓은 코팅된 취학통지서...

주위의 엄마들은 물론이요 그거 받아든 선생님 왈,



"푸하하하하~ 이런건 선생생활 20년만에 첨봐여"



아.....쪽팔려...

그거 제출하는건지 우찌 알았겠어?

간만에 뭐하나 해보겠다고 딴엔 머리써서 그랬건만 또다시 멍텅구리

프리즘은 삑사리 내버리고, 주위사람들에게 신나는 웃음거리만 제공

하고, 뒤통수에 박히는 키득대는 시선을 애써 무시하며 달려내려오는

초등학교 교문...

젠장....경사가 왠만큼 가파르지 않더군.

쭈우우욱~ 미끄러져 나뒹구는 프리즘

맨날 힙합바지만 입고 온동네 먼지쓸고 댕기다가 그래도 학부형이랍시고

좀 점잖스레 보일려구 안입던 일자바지 입은 것이 쪼금 길었는지...

밟혀버렸지....

아~ 살기시러라



아무렇지도 않은척 집에 돌아와서 코팅된 취학통지서랑 바꿔치기해서

받아온 안내장....찬찬히 들여다보시던 시아부지 왈.



"야야...니네집 전화번호도 모르냐?"



그제서야 들여다봤지.

거기 네모칸 안에 적혀있는 우리집 전화번호 941 - XXXX

면접선생님 기다리는 40분 내내 아들래미한테 쇄뇌시킨 우리집 전화번호.

미치고 환장하고 짬푸친다...941이 아니구 942.....

혹시나! 뭔가 잘못돼서 학교서 울집에 전화하면 난 죽었어.....

난 아무래도 숨쉬기 운동을 멈추는게 좋을거 같다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