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전 우연히 스쳐지나가던
티브이가 나를 주저앉게 했었다.
그것은 어느곳의 어느절인지는 모르지만
그 절에 있는 불상에 핀 꽃때문이였다.
불상에 핀꽃이라니???
그절은 얼마전 불상에 핀 그 꽃으로 인해
정말 인산인해를 이루고 그 꽃을 고이 박제까지 해 놓았다.
정말이지 너무 신기했다.
부처님의 턱에도 볼에도 팔뚝에도 그 꽃은 피어있었다.
너무너무 작아서 돋보기로 봐야지만 할 정도였다.
어느 할아버지는 세상에 태어나서 저렇게 작은꽃을
본적이 없다고 너무 신기하다 하시고
어느 아주머니는 부처님이 살아계시는 증거라하고...
나도 정말 부처님이 환생해오신줄 알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기독교를 믿는다.
오늘 또 우연히 우담바라의 진실이라는 이름을 달고
그 꽃이 또 나오는걸 지나가다 보고
이건 또 뭘까? 하며 호기심을 가지고 보았다.
.....그런데....그건 우담바라가 아니고
풀잠자리의 알이라는 것이다.
여름에 흔히 보이는 옅은 초록색을 띤 갸날퍼 보이는
그 잠자리처럼 생긴 곤충.
어느 외국에서는 성모마리아가 피눈물을 흘린다하여
그 성당도 인산인해를 이루고
또 그전에는 예수님의 수의가 발견되었는데
아직도 그 수의에는 예수님의 핏자국이 남아있다고 하여
그 수의는 성물이 되었고....
우리는 너나할것 없이 보여지는 증거에만
연연해하고 절대적으로 그것만을 믿으려하며
그것외에는 아무것도 타당성이 없는것으로
밀어부치고 만다.
그런데 과연 그것만이 내가 믿고 있는신이
살아있다는 증거일까?
내 마음의 신이라고 남의 마음의 신을 과연
없이 여기고 인정치 아니하고 무시해버린다면
그것이 진정 믿는자의 자세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부처님의 몸에 핀 풀잠자리 우담바라는
내게 부처님의 자비로운 눈이 보여지게 했고
풀잠자리 우담바라로 인해 부처님이
안계실거라고는 믿지 않는다.
나는 신의 존재성을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우담바라는 내게
인간관계의 중요성과 상대성, 그리고
필요성을 느끼게 해주는 꽃이였다.
내 인격이 무시되면 안되듯이
남의 인격을 존중하고
남의 입장에 서서 한번더 생각해야되듯이
풀잠자리 우담바라는 내게 종교를 떠나
우리들의 눈에 보여지는 그 무엇도
진실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내것을 소중하게 간직하며 살듯이
내맘에 꼭 들지는 않더라도
이해하며 배려하며 존중하며 사는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