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387

할머니를 기억하면서...


BY 필리아 2000-10-25

나의 할머니께서는 몇 해전에 돌아가셨지요.
그러나 난 아직도 할머니 얼굴의 굵은 주름까지도 기억을 합니다. 늙어진 주름에 쳐진 눈꼬리 하며 검은머리 한올 없으시던 백발의 머리하며 날 바라보시던 그 눈빛도 기억을 합니다.
여든 아홉의 연세에도 당신의 손녀가 힘들까봐 돌이된 어린 증손주를 업고 계시던 할머니.

어제는 할머니 산소에 다녀왔습니다.
그렇게도 이뻐하시던 마음에 비하면 난 아주 오랫동안 가까운 곳에 계시던 할머니 산소에 자주 다니지 못했습니다.
막상 가면 그곳에 아무런 미련도 애착도 생기지 않고 그저 담담한 마음 뿐이었거든요.

나의 꿈에 할머니는 자주 오시는 편 입니다.
어느날은 아무말없이 사랑하셨던 나를 바라만 보다 가셨고 그럼 나는 꿈이란걸 알면서도 얼마나 기쁘고 반가운지 엉엉 울다가 깨어난 적이 많았습니다.
내가 많이 아플적엔 내 꿈길에 오셔셔 나의 머리맡에 앉으셔셔 기도해 주시고 걱정스런 목소리로 당신의 손녀 이름을 부르시던 우리 할머니.

가끔씩 할머니가 지금도 내곁에 계신다면 더 즐겁고 기쁘게 해드리고 싶은데 곁에 계시지 않은 빈 자리가 더 크게 느껴지곤 합니다.
어제 할머니 산소에 다녀와서 일까요?
오늘 아침엔 정말 간절하게 할머니가 보고 싶습니다.
단 한번 만이라도 따뜻한 그 손을 잡아 보고 싶습니다.
다시 태어나도 할머니의 손녀딸로 태어 나고 싶습니다.
언제나 나의 마음에 사랑으로 남아있을 할머니를 정말 사랑합니다.
살아생전 할머니께 내 목소리로 사랑한다고 들려드리지 못한걸 정말 후회합니다.
그러나 알고 계실 것입니다
당신의 손녀가 얼마나 할머니를 사랑하는지...
천국에서 행복하실 나의 할머니를 기억하면서 적었습니다.
아직 할머니가 살아계신 분 이시라면 꼭 사랑한다고 말을 하세요. 늦기 전에...
할머니를 기억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