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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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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은 돈 잊기


BY 이선화 2000-10-24


2000.6.7

비가 내린다
추억이 내린다

마당위 그 빗줄기 끝에 그려지던 동그라미 동그라미들..
창호지 문 살짝 열어놓은채 엎디어 턱을 괴고 바라보던
어릴적 그 여름 풍경들이
오늘 처럼 비가 내리는 날엔 더욱 선명해지고....

옛집 텃밭 담장 아래로 풍성하니 자리잡았던 토란잎을
잊을수가 없다
아침이면 그 넓다란 잎사귀 위로
작고 투명한 이슬이 너무나 앙증맞아
그 데구르르 구르는 모양새는
마치 아기 천사의 발놀림처럼 귀엽고 이뻤지

그리고 토란 줄기
그것을 잘라 본 사람은 알겠지만
자를때 들리는 그 소리는 어쩌면 퉁소 소리를 닮은듯도 하다
조금 둔탁한듯 싶으면서도 청명하다고나 할까?

오늘은 지난해 어머니가 주신 토란 줄기 불려서
육개장이나 해먹을까?

굵게 내리던 비도 잠시 쉬려는지 함초롬한 이슬비만이
여름 한낮을 소리없이 적시고 있다

지난시절 토란잎 우산을 같이 쓰던 그 친군
지금 무얼 하고 있을까?
가끔 나처럼 토란잎 초록 우산도 떠 올리는지...

추억이 흐르는 날
마음은 하염없이 비를 더듬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