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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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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리는 날의 상념.


BY 우렁각시 2002-01-21


어제 밤 부터 눈이 참 많이 내렸다
오늘 낮까지...
베란다에  따뜻한 차 한잔 가지고..
두손으로 꼬옥 보듬고 밖을 내려다 보니..
그러고 보니 올해 이런 함박눈은 처음 인듯 싶다.

집안에만 있던 것이 약간은 따분하여
작은 봉사 활동을 할까 생각 중..
나에게 좀 맞는 일을 찾던 중에
시에서 발행하는 신문의 명예기자 모집에  
응모를 하게 되었다.
취재한 자료에 대한 기사 작성에 소정의 원고료를 받을 뿐..
매일 출근하는 직업적 기자아닌.. 
명예 기자에 가까운 그런 일이다.

책 보는 거 좋아하고 음악 듣는 거 좋아 하는 나에게..
아이들에게 또.. 나 이뻐하는 울 남편에게
시간적 경제적.. 피해가 없을 것 같아.
남편의 허락을 받아 응모하게 되었던 것이
합격이란 결과를 가져왔다.

그냥.. 우리 시에.. 조금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참여 할 생각이다.
가정에만 안주해 있던 많은 선배와 후배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
작은 힘을 보태고 싶다.

그리고 내가 모르는 분야에 대한 도전..
좀 배운다는 자세로 일 하고 싶다.
또 내가 아이들 앞에 뭔가 열심히 
일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싶구..
이제 나이를  먹고 있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나이와 함께 지혜도 늘어 갔으면 하는 바램이 큰데..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실타래를 풀듯..
잘 풀어 나갈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더더욱 좋겠다.
이제.. 방안에서만  지냈던 생활..
혼자이면서도 나름대로 재미있게 생활했지만..
밖을 향해 내딛는 지금 심정..
참으로 설레인다.

오늘..이정란님의 '사랑해요'를 들으니..
내가.. 우리 가족을 참으로 많이 사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 신랑에게 물었다.

"자기야.. 나 사랑해요?"
대답을 안하던 사람이.. 어젠..
"우리 색시가 보물이쥐.."

그리고.. 얼굴을 많이 비벼준다.
나이를 먹어도.. 좀 표현해 줬음 하는데..
그는 그게.. 그렇게 안되나 부다.

꼭 물어야 대답하는 사람..
오늘.. 문득..
밖을 보며 이런 생각을 했다.

우리 집은 내가 놓은 곳에 항상 물건이 그자리에 있다.
재떨이도 내가 놓은 곳에..베란다 러브테이블.. 
그 자리에 있고..

눈 속에 달리는 자동차들의 행렬을 보면서..
내가 없으면 이 재떨이들은.. 어디쯤에 있을까..
이런 생각..
그가 좋아하는 소국은 누가 꽂아 둘까.. 이런 생각..
그가 좋아하는 수정과는 떨어지지 않고..
누군가.. 그에게 줄 수 있을 까.. 하는 그런생각..
넘.. 무의미한 생각인데도..

생각을 접으면서..
난.. 그가 없는 우리 집 을 상상해 봤다.
이런 생각이 든다.
나를 조금 덜 사랑하더라도..
이담에.. 내가 혼자 살 수 있는 능력을 키워 줄 수 있는
남편이 되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
하늘의 부르심이 있어 나보다 먼저 간다면..
돈 많이 남기지 말고..
씩씩하게 우리 아이들이랑 잘 살 수 있는
능력을 나에게 키워주고 가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

늘 운전 조심하라고 출근할때 말은 하지만..
낭만으로 다가온 함박눈이 오늘은.. 
나를 쓸쓸케 한다.
사람의 일이란 모르지 않는가..

문자 메시지를 넣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