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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직감 (에세이 아님)


BY 남상순 2001-03-06

방금 꽃바구니 하나가 배달되었다.
흙장미 58송이
생신을 축하드립니다.
며느리가 받았는데...
"여자분이 보내셨다는데요?"
"이름을 밝히고 싶지 않으시다"고 했대요.
"꽃가게 배달부도 이름을 모른대요."
내 직감으로 두 여인의 얼굴이 뇌리속에 지나간다.
하나는 남편을 순수하게 존경하다가
사정이 여의치 못해 우리곁을 떠나간 너무나 사랑하던 여인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내가 늘 기분나쁘게 질투를 느끼는 여인의 얼굴이다.
아무런 근거도 없이 왜 극과 극의 두 여인이 동시에 떠오르는 것일까?
익명의 여인으로부터 무시무시하게 아름다운 꽃바구니를 받은 남편!
와!~ 징그럽게 행복하겠다.
남편은 지금 충청도에 장례식을 집례하러 갔다.
한 삼일간 나는 익명의 두여인과 한집에 살아야 한다.
저 꽃이 시들기까지는 함께 ...
무릇 꽃바구니를 보낼때는 이름을 밝혀야 하거늘...
구제야 오른손이 하는것을 왼손이 모르게 해야하지만,
이건 구제가 아니질 않던가?
한남자를 행복하게 해주려고
그 곁에 한 여자를 졸지에 어지럽게 해 주어도 되는건가?
어진수니! 쓸데없는 직감으로 썰렁한 아침!
장례식 마치고 오기만 해봐라! 누구여? 어떤 여자여? 말해봐!~
아 참!~ 내가 시방 질투할 나이가 못되지...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