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은 도시락을 아주 좋아 한다.반대로 나는 도시락을 별로 좋아 하지 않는다.이유는 엄마가 장사를 하고 계셨던 관계로 도시락을 할머니나 내가 싸야 했고 시골에서 중학교를 다니다 부모님이 계신 서울로 고등학교를 다니게 되었지만 식생활문화는 시골에서 먹던 그대로의였다.요즘엔 건강식이니 자연식이니 하여 우리가 예전에 먹던 음식을 기꺼이 ?고 또한 자랑삼기도 한다.그러나 80년대 그시절 시골서 학교 다닐때는 생활이 다그만그만한지라 도시락 반찬이며 도시락도 다 비슷했다.그런데 시골아이는 서울로 와서 학교에 다니면서 성격이 소극적으로 변해같다.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도시락때문에도 그렇게 변했을 것이다. 반찬도 햄이나 장조림 또는 과일샐러드를 예쁘게 싸가지고 오고 도시락도 앙증맞도록 작아서 밥을 꾹꾹 눌러 떡이 되도록 싸가지고 다니던 시골 친구들과 비교 되게스리 살살 엉겨 붙지 않도록 갖은 정성을 들여 보이던 그 도시락에 놀라기도 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어느날 부터인가 도시락대신 매점에서 해결하거나 구내 식당에서 우동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오후 보충수업이 있을대엔 학교앞 분식 집에서 떡볶이도 먹고...사실 나는 떡볶이라는 것도 서울에서 처음 먹어 보았으며 알게 모르게 촌티를 벗으려 꽤나 노력 했던것 같다.
이러한 연유로 도시락을 기피하곤 하다가 도시락과는 담을 쌓게 되었는데...내 남편은 도시락을 너무 좋아하고 지금도 도시락을 싸 가지고 다니길 좋아 한다.남편은 중학이후 객지에서 자취생활을 계속 하다가 결혼 했으니 집에서 해주는 따뜻한 정성이 담긴 음식이 꽤나 그리웠나 부다.신혼때부터 지금까지 도시락 도시락..노래를 하다시피 한다. 나는 마지 못해서 싸주고 그것때문에 열도 많이 받기도 하고 이제는 남편의 도시락을 싸서 먹는 중요성에 대한 달변에 가까운 쇄?R때문일까?이제 내가 도리어 휴일날 김밥을 먼저 알아서 싸기도 한다.도시락 반찬?그건 집에서 먹는 반찬 그대로 싸달라는게 남편의 주장이지만 그게 어디 그리 쉽게 그렇게 되질 않고 스트레스가 쌓인다.그런데 이상한 것은 혼자 도시락을 먹으면서 너무나 행복 하다는 남편.돈절약 시간절약 어디서 무얼 먹을까하는 고민없어 좋다는 남편.그러나 또 이상한 것은 외식은 자주 시켜준다는 것이다.또 한가지 이상한것은 휴일이라든가 아니면 일찍 오는 날은 교외로 드라이버를 엄청 자주 나가는데 나가면 근사한 레스토랑이나 음식점이 수두룩 번쩍 한데도 굳이 도시락을 싸가자곤 한다.그냥 지나쳐 오면서 정말 눈만 기분좋다.차라리 시내에서 외식을 안 하더라도 그런 경우에 분위기 있게 먹었으면 좋으련만...예외도 가끔 있긴 있다.지난번 한정식을 판문점에 같다 오면서 먹었는데 분위기도 좋고 음식도 깔끔하니 맛있었다.그곳에서 앞으로 멀리 나오면 이런 곳에서 한번씩 사 먹어 보자고 하는 것이었다. 우째 듣던중 반가운 소리를... 그러나 앞으로도 도시락은 여전히 싸야 할 것 같고 첫아이와 둘째아?聆閨냄?유치원 행사시에싸야할 도시락 .그리고 막내인 셋째 .아직 어리지만 그아이 커서 또 도시락 이래저래 도시락과 인연을 끊기가 힘들것 같다.사랑하는 우리 가족들을 위해서 기쁜 마음으로 싸야 할 텐데. 아이들 도시락 쌀때에는 너무 정성을 들이는데 남편의 도시락은 별로 정성껏 안싸진다.가끔 자문 해 본다.그이를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음인가?그렇지는 않은데..내가 마지 못해서싸주는 것이어서?잘 모르겠다.
내가 싸주는 도시락을 먹고 행복감을 느끼는그이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랑스레 먹는 모습에서 때론 안스러우면서도 고맙고 믿음직스러울때도 있다.언제나 정성스레 맛있는 도시락을 싸게 될까?음식 실력은 완죤~~~zero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