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손을 잡고 따라들어간 곳은 여관이었다.
어딘지 음모가 숨어있고, 음침한 유혹이 늘어지도록 하품을 하고 있을 것만 같은 여관출입구에 서서 여자는 잠시 망설였다.
입구에 붙어있는 거울에 멈칫 자신의 모습이 건너다 보였다.
거울에는 윗부분에는 축,개업이라고 한문으로 쓰여있었고, 아랫부분엔 00석유라고 되어있었는데, 금빛으로 씌여진 글씨는 군데군데 벗겨지고 형체마저 희미해 보였다.
거울을 쳐다보고 있는 사이, 하얀색에 황토색의 점이 얼룩덜룩하게 박힌 강아지 한마리가 뛰어나와 컹컹 짖으며 꼬리를 흔들어 댔다.
저쪽 어디만큼에서 피곤에 지친 여관주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 왔냐?'
"안녕하셨어요?"
머리가 아팠었는지 여관주인의 머리엔 하얀 끈이 질끈 묶여져 있었고, 헝클어져 있는 머리로 보건데 금방전까지 누워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엄마, 현희데리고 왔어."
"어서와라....."
금방 눈가에 웃음이 피어나며 여관주인이 여자의 손을 잡아끌었다.
눅눅한 실내공기.
손님에게 내주기 위한 쟁반위엔 흰수건 몇장과 주전자가 놓여있었다.
여자는 천천히 약간은 어두운 실내에 익숙해지기 위해 눈을 몇번 정도 깜박이며 아주 얕게 호흡을 토해냈다.
한숨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