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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얼마나 힘들어 하는지 알고 있니?


BY 당신 2002-01-11


내가 얼마나 힘들어 하는지 알고 있니?

힘들지 않는 것이 뭐가 있겠어,
산다는 게 다 그런거지.
자조적인 말을 내뱉으면서도
나의 감정을 숨긴다는 거
다른 어떤 것보다도 너무 힘들어

더 나은 삶을 위하여
더 나은 사랑을 위하여
거쳐야만 될 운명이라면
그런대로 받아 들이겠어
그래도 희망이라도 있으니까

온전한 사랑은
이미 나의 가족에서 찾아야 될
몫임은 나도 잘 알고 있어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 속에선 나를 찾지 못함은 왜일까?

그 속엔 내가 없었어
그러기에 자투리 사랑이라도
하고픈 나의 욕망이
정녕 잘못된 삶이라고
과연 누가 말할 수 있단 말이야

그나마 나의 삶에
활기를 되찾을 수 있도록
뒤늦게 알게 된 자투리 사랑이
굴레를 쓰려고 하고 있는 게 아닌데도
이제 내 인내를 요구하고 있어

어쩌면 우린
온전한 사랑에 대한 죄스러움이
맘 한켠에 자리잡고 있었나 봐

지금까지 온전한 사랑을 위해
철저히 소외되어 온 나였기에
자투리 사랑으로나마
텅빈 곳을 메꾸고 싶었는데도
그것마저도 또 하나의 굴레를 요구하고 있어
아니, 우리 스스로가 그 굴레를 택했는지도 모르지

이런 아픔과 고통, 갈등마저도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자투리 사랑을 하고픈데
할 수 있을텐데, 당신과 함께라면∼
당신, 지금
내가 얼마나 힘들어 하는지 알고 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