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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기념회에서


BY wynyungsoo 2001-12-29

실내음악이 은은히 흐르는 기념회장은 처음 들어설 때는 실내 온도가 겉옷을 벗기엔 좀 한기가 느껴지는 온도였다. 아마도 호텔측에서 절 유 차원으로!!?? 그럴것이다. 기름 한 방울도 안나는 땅에서의 삶은 최소한의 온기로 일관하는 것이 바람직함의 예임을, 나 또한 동감인 심정이니 지극히 당연하단 생각임에, 또 실 내온도와 실 외온도의 격차가 크면 독감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하지 않는가하니 다행이다 싶었다.

시간이 임박하니 속속 회장내는 웅성웅성 원형의 테이불을 모두 채우고 인체에서 품어내는 열기로인지! 장내온도는 차차 온기가 돌면서 겉옷은 무게가 느껴지리만치 실내온도는 따뜻해졌으며, 자리정돈이 다 된 후 사회자의 개회선언이 발표되면서 국민의례와 국기에 대한 경례와 또 애국가 제창이 끝나니 묵념이 이어졌다. 묵념을 하고나니 난 마치 국경일인 행사장에 참여한 기분이 들었으며, 식순에 따라서 행사는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이어서 사회자의 소개로 내빈으로는 이 지역의 국회위원과 시장님과 또 시의원 등이 참여한 행사장은 그런데로 화기애애하고 타 지역의 문인들도 소개가 되면서, 국회의원님의 인삿말에는 이 지역발전에 전념을 하겠다는 공약과, 열약한 제정의 문협을 적극적인 협조로 지원을 하겠노라고하며 힘을주는 말에서 나는 문득!(내년에 총선?!) 임오년의 대 행사가 생각이났다. 이어서 시장님의 인삿말에도 역시 이지역의 문인들에게 격려와 용기를 주는언지로, 당신도 적극적으로 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겠노라고 했다.

두분의 같은 색깔의 인삿말이 끝나니 우뢰와 같은 박수가 터지고, 이어서 사회자는 재치있는 맨트로 호명을 하면 "경끼"를 일으키듯 튀어나오라고 하며 너스레를 떠는 바람에 장내에서는 잔잔한 폭소가 간혹 터져나오기도 했다. 이어서 시 낭송이 시작되면서 장내는 찬물을 끼얹은 듯이 조용하고 실내음악의 흐름은 더 없이 그윽하고 감미롭게 다가오니 분위기가 아주 그만이었다. 이번 기념회에 처음 참석하는 나는 좀 어색하고 쑥스럽기까지 해서 기념회장의 분위기를 감상하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식순에 따라서 절차가 모두 끝나고 식사를 시작 할 무렵에 나는 옆 좌석에 동석한 편집장에게만 자리에서 일어난다는 언지를 웡크로 하고 슬며시 자리를 빠져나왔다. 모임 때마다 난 집안 사정 상, 매번 얼굴만 보이고 퇴장하는 입장이다보니 늘 아쉼을 안고 자리를 뜨게된다. 집에서 기념회장으로 갈 때는 시간 내게 도착하기 위해서 택시에 몸을실고 회장에 도착하니 10분 전이었었다. 밖으로 나와 회장 장소인 건물을 뒤로하고 좀 걷고 싶은 마음에서 뚜벅뚜벅 걷기시작했다.

오늘 모임의 장소는 우리집 지척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그냥 싸한 밤 공기를 안면으로 포용하며 천천히 도로변 가로등과 무언의 대화로 안부를 주고 받으며 걸어오는데, 구수하고 달콤한 군고구마 냄새가 후각을 자극하며 군고구마 향기가 솔솔소르르~ ! 해서 코 평수를 넓여 실숭거리며 두리번~ 거리고 걸어오는데, 저 만치에 도로변 횡단보도를 건너는 인도 옆에 고구마 굽는 리어커가 보였다.

두리번 거리며 찾던 군 고구마 리어커를 발견하니 그냥 입가에 미소가 가득담겨 난 빠른 걸음으로 리어커 앞으로갔다. 드럼통을 개조해서 만든 고구마 굽는 통엔 한 쪽으로 굴뚝이 하늘을 향해서 서 있는데, 그 통로로 고구마의 ?渼?냄새와 열기가 하늘로 질주할 것이라 생각하니 양 볼이 얼얼하도록 추운 이 밤에, 하늘향한 허공을 탁탁거리며 제몸을 살라 고구마를 ?珉榻?장작불의 따뜻한 열꽃이 차가운 공기를 다독여주리라는 생각을하니, 그냥 얼얼하던 안면도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게했다.

나는 따끈따끈한 고구마를 한 봉지샀다. 집에도 고구마가 있지만, 왠지 그냥 한 봉지를 사고싶었다. 고구마를 굽는 사장님은 젊을 아저씨인데 온 종일 밖에서 떨고 했을텐 데도, 얼굴에는 전혀 추운기색이 없이 그냥 밝은 표정으로 고객들을 데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잠시 생각을했다. 주야로, 눈이오면 눈을 지붕삼고, 별이뜨면 별빛을 이불삼아 늦은 밤 시간까지, 춥기도 하련만!, 고생도 되련만!, 전연 우울한 표정은 어는 한 구석에도 찾아 볼 수가 없는 그 아저씨가 참 대단하고 가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아저씨가 건내준 따끈한 고구마 봉지를 품에앉고 집으로 총총 발걸음을 옮기는데 가슴이 따뜻하면서 아저씨의 밝은 표정이 자꾸 떠오르며 나 자신이 한 없이 작아지는 느낌을 받았었다. 잡다한 일상의 색깔에서 때론, 작은 일에도 짜증과 만용을 부렸었던 일들이 어디 한 두가지였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고구마 봉지를 열어서 제일 작은 것으로 꺼내어 껍질을 벗겨 입에넣어 씹으며 많은 상념에 잠겨서 집에 도착을 했다.

집에 들어서니 7시 15분 전 이었다. 나는 불야불야 쟁반에다 더운물과 가슴에 안고 온 군고구마를 안방에다 들여놓고 "여보! 저녁지을 동안 드슈웅?!" 하곤 부지런히 저녁 준비에 서둘렀다. 모임이 있는 날은 국거리나 찬은 미리 준비를 해놓기 때문에 간편하게 상을 올릴 수가 있다. 오늘은 왠지! 괜히 남편에게 미안한 생각이 자꾸든다. 해서 집에 들어서면서부터 가재미 눈으로 살짝 눈치를 살펴봐도 화는 난 것 같지는 않으니 저윽히 맘이놓였다. 해서...

난 모임 장소에서의 시 낭송의 여운이 남아서인지 그냥 콧노래를 흥얼거리게되며, 또 조둥이를 모아서 휘파람으로 노래를 뽑는데! 이건 박자가 지 멋대로이니! 내 휘파람의 노래는 자작곡이 아닐 수 없음에도, 난 휘파람을 계속 불어대며 밥상을 차릴 때까지 뽑아 재꼈더니! 입가의 균육질이 화가난는지!! 그냥 피부가 굳은느낌에 모았던 조둥이를 다시 풀고는 좌, 우, 상, 하로 회전운동을 하면서 밥상을 차렸다.

해서우린, 어제는 늦은 저녁으로 만찬이 아닌, 소찬으로 밥 한그릇을 둘이서 사이좋게 나눠서 맛있게 먹으며 또 한 끼니를 떼웠다. 아 아!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난 어젠 너무~ 행복했었노라고!!...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