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뜸했다가 다시 돌아오니 정말 포근하고,
오랫동안 비어있는 채로 흔들거리는 안락의자 같네요.
햇살도 따스하게 들어오고 옆에 놓인 테이블엔 익숙한 커피나 혹은 녹차향기가 은은하게 퍼지는 것두 같고요.
휴!
참 좋다...
님들의 염려 속에 조금씩 손님이 늘기 시작했어요.
행여나 손님이 없을까봐 노심초사 하여 잠도 편하게 못 주무시던 시어머님께서두 이젠 밝은 얼굴 표정이 되셨구요.
전, 홍보이사까지 맡았답니다. ^.^;
제가 피알한 덕분에 찾아온 손님들이 늘자 남편과 시어머님두 무척 좋아하셨구요.
일하는 보람도 느껴지구요.
함께 일하는 아주머니 중에 중국에서 오신 분이 계세요.
나이는 저보다 두어살 밑인데 아이들이 너무 보고싶다고 저희집 아이들만 보며 그리움에 젖어드는 눈빛이 되신답니다.
저희 큰애와 나이가 엇비슷한 아이를 두었다고 하시네요.
영어를 무척 잘 해서 영국으로 유학보내고 싶어서 돈 벌러 한국에 나오셨대요.
아직은 모든 것에 서툴고 익숙치 않은 생활.
실수를 해서 시어머님께 야단을 맞으면서도 잘 참고 견디고 있던 모습이 무척 안쓰럽기까지 했어요.
그 아주머니를 낯설은 땅으로 내몰고, 춥고 배고픈 설움에서도 견딜 수 있게 한 힘은 바로 자식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었겠지요.
이 세상을 굴러가게 하고, 존재하게 하는 위대한 힘...
그 모정 때문에 인류의 역사가 발전할 수 있는 것이고요.
아주머니들을 위해 오징어를 잘게 썰어넣어 부침개를 해 드렸지요.
맛있게 잡수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즐겁게 나누시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흐믓했지요.
저희집에 오기전에 오랫동안 직업소개소 한 켠에 있는 좁디좁은 방에서 오갈데 없는 아줌마들끼리 엉켜 생활하면서 불편하고 서럽던 생활들이 조금씩 풀려나왔지요.
전, 그래서 참 행복하다 생각했어요.
저를 무척 사랑하고 아껴주는 남편그늘에서, 며느리라면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을 아끼시지 않는 시어머님과 알토란 같은 두 아들까지.
한 가족이 한 집에서 생활하고, 아침.저녁 식사를 마주 앉아서 할 수 있다는 사소한 일상의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지요.
그 아줌마께서 이 곳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삶의 피곤함을 조금 푸셨으면, 부디 돈 많이 벌어가서 사랑하는 아들 영국으로 유학보내시기를 간절히 바랬어요.
모두들 시간이 보다 여유로운 주말엔 가족을 위해 사소한 행복을 준비해 보세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이나, 남편이 좋아하는 맥주를 사이에 놓고 정다운 시간을 만들어 보는 거 어때요?
한 번 뿐인 인생이고, 우리 곁에 있는 이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니깐요.
모두들 평안한 밤 되시고요.
안녕히 주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