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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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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언니


BY poem1001 2001-12-26

딸만 여섯인 우리집 자매중에
유독나를 챙겨주는
내일이면 사십이 되는
노처녀 울언니

큰아이 낳고
백일동안 날마다 우는 아이때문에
언니 회사로 전화를 해서 울먹이면
퇴근을 우리집으로 해서
피곤한 줄 모르고
아이를 돌봐 주었던 언니

둘째아이 임신했을때는
힘들다고 차라리
들어와 살라고 해서
친정에서 산지 벌써 육년째
큰아이는 태어 나서부터
지금까지
분신마냥 데리고 자주는 언니

퇴근해서
아이 데리고 가서는
우유 먹이고
밤에 일어나서 기저귀 갈아주고
그렇게 아침이면
출근하던 언니

입덧할땐
퇴근할때면
늘 무언가를 사다 주던 언니
내가 안스럽다며
아직도 어린아이모냥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엄마 노릇하는게
대견스럽다고 말해 주는 언니

지금도 철철이
아이들 옷을 사다주고
아이들 보험을 들어 주고
크리스마스와 생일을
부모인 우리 보다 더 챙겨주는 언니

자기를 위해서는
좀처럼 쓰지 않으면서
늘 우리 가족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주는
엄마보다 더 엄마같은 언니

따뜻한 말 한마디 못해주는
못난 동생을
한번 밉다고 말한적 없는 언니
힘들때면
남편에게처럼 화풀이를 해대도
묵묵부답
안스럽게 바라봐 주는 언니

내일이면
정말 사십이 되는
요즘 마주치는 얼굴이
부쩍 더 나이들어 보이는 울언니
내가 울면 같이 울어 버릴 것 같아서
지금은 차마 힘들다는 말도
표정도 지을수 없게 하는 언니

세상 사는게 나만 힘든냥
언니 앞에 서면
더 약해져 버려서..
엄마보다 더 엄마같은
바다보다 넓은 마음을 가진 울언니

내가 언제쯤이면
언니에게 받은 이 많은 사랑을
모두 되돌려 줄 수 있을런지

나는 아마도
언니가 느끼는 것처럼
예전의 소녀인채로 살고 있나봐
언니가 있어서
나는 아직도 소녀일 수 있나봐..

사랑해
사랑해 언니
나의 수호천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