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컴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무척 많아졌다.
한없이 드넓은 사이버 공간을 이곳저곳 폴짝 폴짝
뛰어다니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예전에도 조금씩은 컴퓨터로 작업을 하긴 했었지만.
그땐 그래도 이유있는 외도(?)였다고나 할까....??
나는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한 보조 자료를 컴에서 만들어서 쓸때가 있다.
간혹 복사해서 쓰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내 입맛에 맞게 구성해서
쓰는게 편해 그리 한다.
그런탓인지 이 컴이라는 기계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기계치인 나에게도
그리 낯설거나 어색한 물건은 아니것 같다.
간혹 내가 무얼 치느라 애먹고 있으면 분야가 전혀 다른 남편은
거의 도움이 되어주지 못함을 못내 아쉬워한다.
난 절대로 한치의 도움을 원하지도 바라지도 않았건만 그래도 남편은
그런 자신이 몹시 아쉬운 모양이다.
예전에 한동안은 논문을 쓰느라 주야로 컴에 메달린 적이 있었다.
그땐 물심양면으로 남편의 외조 아닌 외조를 받았었다.
(아~~~ 옛날아여~~~)
뽑은 자료를 보고 즐거이 타자도 쳐주고 어떨땐 고맙게도 내 입맛에 맞춰
커피도 끓여주는 배려를 즐겨 범하더니...
이런 대접 아닌 대접을 받던게 엊그제 같은데...
이젠 꿈속의 일이던가...!!
요즘의 나의 컴사랑에는 다소 불만이 있음이 뭐라 하지 않는
다문 입술에서도 간간이 느껴진다.
저녁을 마치고...씻고 정리하고 ..어린것들 마저 추스리고...
커피한잔 하고 나면 슬그머니 사이버 공간 속의 그것들이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물론 이곳이 맨먼저 그리움의 대상이 되는건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될것같다.
끼르르르륵.....
컴 스위치에 손가락이 살짝 닿으면 코 자던 컴이 질러대는 요란한
기지개 소리와 함께 남편의 얼굴엔 아까까지 머물던 미소가
슬그머니 사라지려한다.
(솔로인 분중에 혹 이부분에서 약간 이해가 안가는 분이 계시드라도
구차한 부연 설명은 생략할 수 밖에 없음을 이해하세요.)
이럴 땐 뒤통수가 싸하게 마구 시려옴이 느껴진다.
물론 이해도 하고 미안함도 없진 않지만...이것만 이것만 하다보면...
컴 앞에서의 시간은 이다지도 빠르던가...
기다림에 무료했던지 남편이 앉아있던 쇼파 위엔 벌써 온기가
식어가고 있고.....
저 건너에선 간간이 들려오는 기다림에 지친 꿈속의 소리만이....
@#$%^&*#.....
그래서 난 남편이 더 좋은건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