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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이네얘기(2)- 서른이 넘은 지금엔....


BY 나니워니 2001-12-04

아랫지방엔 눈이 너무나 많이 와서, 사고가 나고 난리 라는데...
이곳엔 햇볕만 나고 진짜 매서운 겨울 바람이 옷속으로 파고든다.
나이 서른이 나에게는 아주 먼 얘기 인듯 싶었는데,
이제는 서른하고도 몇개의 손가락이 더 필요한 나이가 되었다.
한사람의 아내가 되고 엄마가 그리고 며느리 ....
이젠 내이름을 불러주는건 우체부 아저씨와 우리 신랑과
내친구들 뿐이다. 여자가 그것도 결혼을 한 여자가 한살한살
나이를 먹어가는건 점점 자신의 이름을 잃어가고, 엄마그리고
아내 같은 이름들에 익숙해져 가는게 아닐까 한다.

날카롭던 생각들이 뭉툭해지고, 나보다 내아이 내남편 에게
더 신경을 쓰고 , 그래서 때론 이기적이기도 하면서,
같은 옷을 같은 물건들을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싸게 사면
무작정 해피해지는거 그런게 아줌마가 되어 가는 것이겠지.

내남편의 앳되던 얼굴이 갑자기 떠오른다.
그와난 23살,25살에 처음만나서 지금까지 그리고 결혼기념일케?揚?
초가 60개가 될때까지 두손 꼭잡고 살자고 약속을 했다.
난언제나 결혼해서 나만 아줌마가 되고 늙은거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돌이켜 보니 그도 나만큼 아저씨가 되어 있다는걸
잊고 있었지 싶다.가장이라는 자리에서 그는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 있고 참 좋은 아빠고 사위이고 한것같다.
난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노력 중이고 ....

서른이 넘어 서면서 우리는 이쁘게 늙어가자는 얘기를 참
많이 한다.이쁜 아줌마 멋진 아저씨로 늙어가는게 요즘 우리 부부의
작은 바람이다.

내겐 절대 올것 같지 않던 나이가 되고, 물론 이방의 여러 님들을
보면 내나이는 아직 인생의 참맛을 알기에는 너무 어리지만...
그래도 요며칠 난 또다시 한살을 더 먹어야 함에 무지 우울 했다.
나의 중학교때 은사님께서는 뭔가를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란없다.
다만 그 시작이 힘들 뿐이다. 라고 하시지만 왠지 그랬었다.

누구는 오후 세시 같은 여자나이 서른 이라고 했고,
누구는 서른 잔치는 끝났다. 라고 하지만 아직 난 할일이 많은듯
싶다. 내년엔 우리 원이 동생도 낳아 줘야하구,또 내나이에 맞게
마음의 키도 훨씬 키우고 이쁜아줌마, 좋은 엄마 ,착한 며느리 딸
이 되도록 노력해야지.

우리 신랑에게 전화해서 먹고 싶다던 부대찌개 맛잇게 끊여 놓을테니
일찍와 라고 애교 좀 떨어야지.
날씨는 춥지만 마음은 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