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숙아!
이 언니가 너에게 뭐라 이야기를 해야 할지..
어떻게 널 말려야 할지.
결혼을 한 언니로선 너의 결혼을 말리고 싶다.
물론 남자가 좋아 사랑하나만을 믿고 결혼을 하고 싶겠지만,
결혼이란 사랑이 전부를 차지 하지는 않는단다.
나도 한땐 사랑이 다라고 생각했지.
너의 사랑하는 사람과 엄마의 반대끝에 이룬 사랑이라는것,
아주아주 어렵게 여기까지 온 것을 이 언니도 잘 알아.
하지만 몇일전 상견례자리에서 남자쪽 어머니의 행동과 말은
우리모두를 놀라게 했어.
너희가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아야 하는건 당연하겠지.
큰아들이니까.
하지만 너의 직장을 그만두라니.
과수원일 때문에 집안이 엉망이라며 살림할 사람이 필요하다니,
네가 식모로 살기위해 결혼을 하는 거니.
그리고 경우는 바르지만 애교가 없이 키워 미안하다는 엄마의
말에 그쪽 어머니 왈 "그런건 가르키고 바꾸면된다"라고 하셨지.
서로서로 맞추고, 조금은 양보하면서 생활해 나가야 할 결혼
생활이 그렇게 일방적으로 널 가르치려 하는 시어머님 밑에서
생활할 너를 생각하니 정말 가슴이 답답하다.
그래, 그쪽 어머니 입장에서 보면 그게 옳을지도 몰라.
하지만 난 너의 언니로서 너의 행복만을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결혼관도 다른것 같아.
서로 다 없는 살림에 되도록이면 거품을 줄이고 간단하게 하는
엄마와는 달리 그쪽 어머니께서는 형식과 격식을 다 차릴려고
하니, 결혼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충돌이 있을지.....
하나더 있어.
신랑 벌이가 별로인것을 알지만 널 보낼려고 처음 엄마가 결심
한 것은 착하다는 거였어.
그것도 문제인 것은 너무 효자라 자기 어머니 말이라면 모두
거역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걸 이번 상견례로 알았어.
그렇다면 너와 시어머님 사이에서 얼마나 힘들지, 두 사람을
얼마나 힘들게 할지.....
이번 상견례로 그쪽 어머님의 차가움과 깐깐함을 안 이상은 너를
그쪽에 보낼 수가 없구나.
아직 날짜를 잡지 않아 너에게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라는
가슴아픈 이야기를 하려니 나도 가슴이 찢어진다.
언니의 생각이 다 옳다라고 주장할순 없다.
지금 너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으리라 생각해.
어떤 결정을 내리던 너의 행복을 우선으로 생각하길 바랄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