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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로 엄마로 살아가는 것


BY 산아 2001-11-26

《 아내로 엄마로 살아가는 것이란?》

그 여인의 모습은 정말 초라한 모습으로 내눈에 들어왔다.
검정 고무 슬리퍼, 부시시한 머리를 아무렇게나 묶고,
날씨탓인지 자주색 장갑을 끼고
목에는 너무 자주 빨아 색바래고 헤진 목도리를 야무지게 두르고
눈에는 눈물이 글썽이는 모습으로.
그렇게 혼수상태인 남편을 모시고 병원으로 들어섰다.

아주머니는 결혼후 5년을 남들 부부사는 것처럼 온전히 살다가
나머지 15년은 남편이 아닌 술주정뱅이, 간장질환, 당뇨환자의 뒷바라지로
1달에 1번꼴로 병원에 입원을 하고 자식셋과
홀시어머니와 자신의 병간호는 아주머니의 몫으로 남기고......
가진 재산이나 있었으면....

시골에서 남의 논이나 밭이란 밭은 다 짓고
겨울에는 근처 공장으로 돈벌러 가고....
그렇게 정신없이 산 세월이 20년이 흘렀단다.
알콜중독인 남편은 퇴원할때는 절대로 술 안먹겠다고 그러다가도
1주일이 못가 요새도 날마다 소주큰병 2∼3병을 비우고
집안일은 관심도 없더니 아주머니 일하고 돌아와 보니
남편이 혼수상태란다.

살아가는 줄기가 자식이었을까? 아님 남편에 대한 버리지 않는 희망이었을까?
아님 여자이기에 일부종사하기 위해서...
그 여인은 그렇게 남편을 위해 또 병원을 찾았다.
세월의 찌든 세파속에서도, 아직도 무슨 미련으로 남편을 보면서
눈물을 목으로 삼킨다. 같은 여자로써 가슴이 미어진다.

결혼하고 8년을 산 내가 아주머니의 삶을 이해할 수는 없다.
내가 저 여인의 처지라면 저렇게 자식과 남편을 위해 온전히 살아낼수 있을까?
자신이 없다.
우리네 어머니들이 그랬고, 주위의 여자들이 그렇게 살아갔지만.
내가 생각할수 있는 건.
자식을 낳으면 책임감이라는 것이다.

그 아주머니를 위해서 내가 할수 있는 일은 가만히
아주머니의 어깨를 감싸안는 것밖에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도 아저씨에 대한 희망을 갖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