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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떼를 잡아라!


BY 김해자 2000-06-01

2년전 어느날에
날씨가 맑고 화창한 어느날 남편과 나는 동해안 푸른 바다를 왼
쪽으로 하고 한가로이 정동진을 향하여 드라이브를 즐기고 있었다.바다가 보이는 버스 까페에서 커피를 한잔 마시는데 저 앞으로 보이는 안인쪽에 많은 차들과 바닷가에는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있었다.

까페 주인더러 무슨일이냐고 물었더니 어제 엄청난 멸치떼가 바닷가 모래사장까지 몰려왔는데 물 반 고기 반이었다는 것이다 오늘도 그 멸치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라 하였다.그 소리을 들은 순간 남편과 나는 귀가 번쩍 띄었다.

우리는 그 길로 집으로 돌아와 물고기를 잡는 그물과 소쿠리 하나와 큰 프라스틱 통 하나를 가지고 나오면서 아무래도 부족할것 같아 큰 비닐 봉지를 하나 더 들고 나왔다 그리고 우리는 남항진항으로 급히 달렸다 안인쪽보다 남항진항이 사람들이 덜 모일것 같아 남항진으로 갔다.

남항진항에 도착해보니 "아니,이럴수가!"거기는 그야말로 멸치떼보다 사람떼가 더 많이 모인것 같았다.가족 단위로 하여 손에 손에는 우리가 가져간 통보다 더 큰 통들을 들고 아예 거기서 멸치젖을 담아 가겠다고 소금까지 가지온 사람들도 있었다.

도대체 어제 얼마나 많은 멸치떼들이 몰려왔기에? 나도 통을 더 큰걸로 가져 올것을 하고 후회가 됐다 소금도 가져 왔더라면 아예 여기서 멸치젖을 담그면 더 맛이 있을텐데, 아무튼 멸치를 많이 잡아서 집에가서 담지 뭐,하고 우리는 그 많은 사람들 대열에 끼어 멸치떼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한시간이 지나고 두시간도 지났지만 아직 멸치떼는 보이지않는다 주위 아저씨들도 기다리기가 지쳤는지 멸치를 잡으면 구워서
소주 안주로 먹으려고 준비 해온 버너에 라면을 끓여 소주를 들고 있었고 어떤 사람들은 빵을 먹으면서 허기진 배를 달래가며 열심히 멸치떼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도 배가 고파 가게로 빵을 사러 갔다.하나 밖에 없는 그 가게는 만원을 이루고 빵도 다 떨어지고 없었다. 나는 가게 집 아저씨에게 물었다 "멸치떼가 오기는 와요?"아저씨는 빙그레 웃으며 "오겠죠~"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배고픔을 달래가며 몇 시간이고 기다렸다. 그리고, 한 다섯 시간쯤 지났을까 넓은 모래사장에 가득히 앉아있던 사람들이 술렁거리며 일어나 물가로 달려 가는것이었다 바닷 가운데는 갈매기떼들이 깍깍 거리며 날아 다니고 사람들은 물속을 들여다보며 그야말로 아귀다툼을 하며 무엇인가를 잡으려고 야단들이었다 그 사람들 가운데 내 남편도 끼어 있었다.

그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그물을(끌채라하던가)끌어안고 나온 남편은 조심스레 그물을 폈다. 그 안에는 멸치 한 마리가 팔딱 거리고 있었다.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멸치를 한 마리라도 잡은 사람은 한사람도 없었다.사람들이 우리를 부러운듯이 쳐다 보는것 같았다.

나는 한마리의 멸치를 소중하게 내가 가져간 그 커다란 통에다 바닷물을 담아 그 속에 넣었다.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그 멸치 한 마리를 보고 부러운듯 쳐다보며 지나갔다.그러고 난후 몇 시간을 더 기다렸지만 멸치떼는 오지 않았다.

우리는 더 이상 못 기다리고 철수를 했다 집에 멸치 한 마리를 가지고 와서 어떻게 할까 생각 하다가 소주 안주로 하기로 하고 남편은 정성껏 그 멸치를 가지고 회를 뜨기 시작 했다.길이가 10센치나 될까 말까 하는 것을 가지고 앞 귀로 사시미를 떠서 일곱 조각을 만들었다.왜냐면 소주 한병이 일곱잔이 나오기 때문이다.

남편이 넉잔 내가 석잔 우리는 이렇게 멸치 한 마리를 가지고 소주 안주를 했다. 그 맛이란 내가 이 세상에서 먹어본것들 중에서 제일 맛이 있었다. 나는 지금도 그 맛을 잊을수가 없다.

그리고, 멸치 잡으러 갔던 그날 그 다음날도 멸치떼가 왔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