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수능시험날이다. 늘 그래 왔듯이 또 추위가 왔다.
입시를 하나님이 싫어하시는지 늘 시험 때가 되면 \"입시한파\"라 하지 않던가...
내겐 세 명의 조카가 내일 시험을 치른다.
어렵고 힘들었을 지난 일 들을 하루에 결판이라도 내려야 할 것인 양 내일 모든 힘을 기우려야 할 것이다.
무엇이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잘 모르겠다는...
아니 꿈은 있는데
그 꿈을 드러내도 좋은지 결과를 보고야 결정하겠다는...
도무지 소신을 가질 수 없는..
도무지 자기 자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수 없는.
그저 매일 주어진 시간에 자신을 맡겨야 했던 지난 육 년간의 시간들...
조카와의 대화에서 가슴 답답한 슬픔을 느꼈다.
학교와 학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틈새 시간 속에서
그들도 가는 계절을 보았을 것이고, 이 따끔 자기 정체성에 대해 발견하고 싶었을 게다.
그래도 생각의 주머니를 잠가두고 교과서를 달달 외우느라 모든 것을 가슴에 묻어 두고 있었을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 절재된 감정 속에 이 따끔씩 소리죽인 자기의 소리를 들었을 때 절망했을 아이들...
우수한 아이라는 것은 너무 소수 아닌가.?
아이들의 모든 능력과 가치가 성적순은 아니지 않는가...
그럼에도 나도 내 아들에게 공부가 학생에겐 자존심이라 말하면서 이 따끔 내 자신에게 놀라곤 한다.
쪽 팔리기 싫어서 공부한다는 아들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엄마가 용기를 가져야 할 것인데요..\"
언젠가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 했던 말이 떠올라 난 그 이상의 것을 들으려 하지않았다.
오만이고 허상이라는 아이의 미래에 대한 확신 없음이다.
어쩌면...
내 아이도 자기가 무엇이 되고 싶은 것인지 가슴에 묻고 성장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지금도 집에 있는 시간보다 밖에 있는 시간이 훨씬 많은 학교생활에서
아이는 익숙해지며, 길들여 지며 자라 날테지...
그리고 삼 년 후
자기가 무엇을 해야 할 찌 말도 못하고 나오는 결과에
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생기도록 노력할 련지도 모르지... 그러기 전
좋은 대학은 네가 꼭 공부하고 싶은 과가 있는 대학이라고 진실하게 말해주어야겠다.
나도 대학에 대한 모든 선입관을 바꾸고 아이가 하고 싶어하는 것을 하도록 그렇게 도와주어야겠다.
아이의 눈높이가 된다는 것은 정말 쉬운 게 아니지만 그런 엄마여야 하지 않을까...?
내일 너무 춥지 말았으면...
아이를 교문 안에 보내놓고 교문 밖에서 문고리 잡고 기도하는 어느 어머니의 마음이
곧 나의 마음 되어 눈물이 날 것만 같다.
책상에 엎드려 자는 게 침대보다 마음 편하다는 그런 말을 듣지 말았으면 좋겠다.
아이들의 인성이 자라날 수있는 교육풍토는 정말 끝내 우리네 현실에서는
꿈일까..?
조카들아...
시험 잘보렴..
너희들이 무엇이 되고 싶은 것인지 너희는 다 알 것이고 말하지 못하는 그것이 지금 아프지만 너희들이 무엇이 되든
작은엄마는..그리고 이모는... 내일 기도할 련다.... 잘 할 수 있을거야... 그럴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