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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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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배기 다섯개의 행복!!(1)


BY kdn1004 2001-11-06



상품으로 받은 "제주도 여행권"
나에게는 사치였었나?

1년간의 여유를 주었건만
결국은 發券까지 해놓고도 취소를 해버렸다.

여름 휴가때는 친정어머니의 병환으로
도저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서 예약 취소하고,
이번에는 사소한 감정 줄다리기로 결국은 취소하여서,
제주도 무료 여행권은 날아가 버렸다.

오호! 애제라!!!
방송국에서 남들은 그 부러워 하는 제주도 여행권을
월말 상품으로 받았건만,
그렇게 썩혀 버리다니.....

가슴이 아팠지만 아깝다는 소리는 얼마를 지나서야 제대로 할수 있었다.
그 감정을 ?ト榻?데는 둘다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했다.

별것 아닌일로.....

하기사 모든일이 사소한 감정때문에 일어난다고 하더라만,
그냥 내가 미안하다고 하면 편해서 그렇게 해버렸다.
속으로는 그렇지도 못하면서...

벤댕이 속알딱지!
벤댕이 속알딱지!
양반이 욕은 못하고 제일 큰 욕이라고 뒤돌아서서 해봤자 더 이상의 욕은 할줄을 몰라서도 못한다.

4박5일 이 다 지나도록 혼자서 그 소리만 계속 해댔다.
속도 모르는 아이들은 왜 안가느냐고 성화다.
작은 아이는 이제 중간고사 다 봤으니
아침에 "모닝-콜" 만 해 주면 다른건 지가 알아서 다 할수 있단다.
친구집에 꼽사리 껴서 밥도 먹을수도 있고
밤에는 문단속도 잘 할텐데,하면서...

에잇~
어쩔수 없지뭘~
나중에 가지뭘~
이 나이먹도록 우째 제주도도 한번 못갔을꼬?
뭐가 사는게 그리 바빠서....

포기하고나니 마음이 편했다.
그것도 내가 상품으로 받은거라 존심 상했나 보다.
그러면 그 알량한 존심이나 팍팍 살려주지 뭐~~
4박5일날짜가 다 지나고서는 잊어버리기로 했다.
다시는 제주도의 "ㅈ"자도 안 꺼내리리라.

그 주가 다 지나가도록 아무말도 없던 남편이
미안한지 이번주말에 같이 나가자고 했다.
밉지만 더 미안해 하는 사람의 맘을 몰라주면 안되지
하면서 준비를 했다.

토요일 일찍 서둘렀지만 꾸물럭 거리는 우리둘은 결국 3시가 넘어서야 집을 나설수가 있었다.

그래도 훌훌 털고 나서니 맘은 가벼웠다.
원두커피를 새로 내려서 보온병에 담고,
좋아하는 빵도 몇개 사서 과자와 함께 안고,
옆에서 대령했다.

남한산성을 지나다가 산성문화재마당의 놀이패의 볼거리를 놓칠수가 없어서 내려서 구경을 했다.

단풍이 물들어 오는 산성의 중턱을 내려오다가
샛길을 따라서 한참 들어가서 깊숙이 숨어있는
절앞에서 멈추고 펼쳐진 화려한 단풍축제를 눈속에다 담았다.

광주(廣州)의 도자기 엑스포에 도착했을때는 마지막 입장시간을 30분 남기고 있었다.
조선관요박물관을 관람하고 저녁의 이벤트 행사인 백남준 비디오 아트와 레이져와의 만남의 환상적인 쇼를 볼수 있었다.
저녁 늦게 간 보람이 있었다.
우리 어렸을적 생활상이 그대로 담긴 종이 인형전에서
"아~그랬었지!" 를 연발하며 옛날의 생활을 그대로 재연해 보는 추억속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출출해져 오는 허기를 느끼면서 마지막 장소인 전통가마에서 도자기 굽기를 재연하는 장소에 갔을때는 그곳에는 출품 작가들이 모여서 통돼지바베큐 파티를 하고 있었다.

우리는 guist로 끼여서 떡과 김치와 통돼지바베큐를 맛있게 얻어먹었다.
막걸리까지 한잔 곁들여서...
아하! 이런것도 있었네?
우리가 먹을복은 있었나 보다.

전시장의 직원들이 퇴근을 하는 시간까지 어둑한 길을 헤메면서
실컷 걸었다.

여주의 숙소에 왔을때는 9시도 넘었지만
보글보글 밥과 된장찌개를 끓여서 맛있게 먹었다.

집에서 매일 하는 밥이지만 여기서 하는게 그렇게 재미있었다.
신혼때 처음 살림장만해서 두 그릇의 밥을 할 때 기분이었다.
고추장에 풋고추를 찍어서 먹으면서
둘이 쳐다보고 ?S었다.
맥주 두병에다가 냉장고에서 먹다남은 백세주 반병까지 싹 비우고는
늦게서야 잠이 들었다.

- 계 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