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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 정말?


BY 1004bluesky1 2001-10-31

 

  소중한 것은 늘 가까이에 있습니다

 
봄날은 간다- 정말?

 

어느 날 문득 세월의 흐름에서

잠시 물러나 보니

예쁘게 포장된 채 살아가는

낯설은 제 모습을 만났습니다.

이게 아니라고

이런 건 결코 아니라고

고개를 흔들어 보았지만

이미 그 모습은 제 모습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제는 두꺼운 세월의 외투를 벗고 싶습니다.

짱가 노래에 흥분하고

열여섯 이후엔 나이 먹는 걸 잊어 버렸던

철부지 공주의 모습에 어울리는

진짜 가슴을 되찾고 싶습니다.

 

아이들의 생각과 글로 하루를 열면서

쌓여가는 내 가슴의 포장과

빗장을 열 용기를 얻었습니다.

 

저와 함께 가짜쥑이기를 하실 분

따스한 손을 내밀어 주십시오.

 

가짜 쥑이기는요?

가짜 쥑이기1. 일상에 숨은 가짜 찾아내기

가짜 쥑이기2. 동화에 ?g힌 내면 바라보기

가짜 쥑이기3. 영화 속 진실 찾기

가짜 쥑이기4. 노래 가사에 담긴 진주 찾기

가짜 쥑이기5. 우헤헤헤 하하하 웃음으로 가짜 날리기


저는요?

이름은 윤빈, 나이는 열여섯으로 고정

(그 이후로 떡국을 안 먹었으니까)

학교는 적당히 마쳤고, 우리말도 배웠고

하는 일은 아이들과 생각 굴리기

그리고 배꼽잡는 얘기 만들기

좋아하는 가수는 김건모, 조성모

노래는 물론 짱가,아시나요

 

음악은 무조건 다 좋아하고

문학은 가짜 빼고는 다 좋아하고

취미는 내 맘대로 글쓰는 거,

눈치 안 보고 노래 부르는 거

특기는 대회 나가서 딴 사람에게 양보하기

숨 안 쉬고 정신없이 말하기

아이들에게 썰렁 개그하는 거

 

내가 사는 이유는

세상엔 사랑할 사람이 너무 많아서

연필이랑 책이 있으니까

그리고 내 글을 읽어주는

예쁜 마음들이 있으니까

 

 

 

봄날은 간다- 정말?

봄날은 간다- 정말?


  남자는 왜 사랑하면 결혼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걸까?
김치를 못 담근다는 말로 청혼을 거절하는 그녀에게 김치는 내가 담을게 하고 다가서는 그를 그녀는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 이미 사랑이 변하는 걸 겪었던 그녀기에
  문득 사랑은 배반으로 완성된다는 말이 떠올랐다. 그러하다면 그를 거부한 건 그녀가 아니라 그였어야 옳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녀는 그 배반의 두려움으로 또다시 그를 거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배반으로 성숙하는 사랑. 그건 바람둥이의 자기 합리화일 뿐
 
    할머니는 자신을 배신하고 딴 살림을 차린 나이든 할아버지의 사진을 보면서는
"이 영감탱이 누구야!"
라고 기억도 못하면서 정다웠던 신혼시절의 할아버지 사진을 보면서는
'정말 잘 생겼지.'
하는 시선으로 사진을 쓰다듬으며 자랑스럽게 우리 남편이라고 기억한다.
  할머니에게도 분명 봄날은 있었다. 그래서 그토록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기다리는 것이지. 하지만 자기를 배반하고 다른 여자와 놀아난 할아버지를 기억에서 지워버린 것이다. 단지 연분홍 치마를 입고 할아버지를 만나던 날의 기억만이 존재할 뿐. 또 기회만 나면 기차역에서 이미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기다린다. 할머니의 기억 속에 할아버지는 결코 죽지도 늙지도 않은 모습으로 언제나 살아있다.


과거라는 것도 그런 것이 아닐까?
기억하고 싶지 않은 부분은 지워버리고, 아름답던 기억들만 추려내서 오래 기억하는 것. 그래서 마음 속에 오래오래 봄날로 남아서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도 그리움의 대상으로 남아있는 것.

아직은 할머니처럼 지우고 싶은 부분을 싹 도려내지는 못하지만 세월은 그런 행위를 도와줄 것이고, 그런 이유로 사람들은 어려움을 잊고 살아가는 게 아닐까?
그렇게 끔찍한 출산의 고통을 잊고 또 아이를 갖는 것처럼.


  우리 같이 있을까? 하는 그녀에게 할머니 갖다 드려 하고 내민 은주의 선물을 성우는 다시 돌려준다. 마지막 악수를 청하고 떠나는 그녀의 뒷모습이 점점 사라져 가도록 그 자리를 뜨지 않으면서도 그는 다시 그녀에게로 돌아가지는 않는다.
  이미 저 세상 사람이 되어버린 할머니에게 갖다 드리라고 내민 화분이, 그토록 아프게 그를 물리쳤던 그녀가 사랑해야할 시기를 훨씬 지나 찾아온 행동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사랑하고 싶어도 그때 왜 헤어졌을까 하고 지난 후 후회해도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과거 속으로 사라져버린 사랑도 있다. 바로 그때 사랑해야 하는 바로 그때 용기를 내어 사랑하지 못하면 아름다운 기회는 멀리 떠나버릴지도 모르는 것이다. 또 떠난 기차는 더 멋있어 보이는 법. 지난 후에 후회하는 일을 얼마나 비켜갈 수 있느냐가 바로 인생을 어떻게 살았느냐는 대답이 아닐까?   
 한 번 돌아보자. 주위에 떠나보내서는 안 되는데 떠나가고 있는 기차는 없는지.

 

  봄날은 간다- 정말?

 

  얼마 전 다운일 데리고 치과에 갔어요. 어제 아프다던 이가 다시 아프다고 해서,
 저번에 그렇게 울어대던 기억이 나 가려고 할지도 의문이었는데 신기하게도 가려고 하더군요.
 그리고 당당히 치료 의자에 누워서 입도 스스로 벌리고
 참 대견하기도 하고 벌써 저렇게 커버렸나 서운하기도 하고
 근데 막상 신경 치료를 들어가니까 울고불고 또 한 번 치과를 들었다 놓았어요.
 아이 팔을 잡고 발버둥치는 걸 막으려고 기를 쓰는데
 조그마한 아이에게서 어떻게 그런 힘이 나오는 건지, 제가 못이기겠더라구요.  
 결국 뒤집기 한 판을 해버리고 온몸은 땀범벅이 되고
 결국 사달라는 거 사줄게로 조금 진정이 되긴 했는데
 그야말로 레슬링이 되었어요.
  돌아오며 지쳤는지 차에서 잠이 들었는데 와서 깨선 왜 아까 전에 사준다
던 거 안 사주냐는 거에요.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우리에겐 그런 숨은 저력이 있는 것 같아요.
평소엔 잘 숨어있어서 자신도 그 존재를 잘 모르지만
정말 이때다 싶으면 부른 듯이 나타나는 그 저력.
우리 여지껏 그것 하나로 버텨온 것 아니었나요?
전 역경이 더욱 단단하게 우릴 단련시켜주고 있단 느낌이 들었어요.

  개인적으로 어려운 일이 있어 맥을 놓고 살았나 봅니다.가만히 누워있으면 더 아파지고 겨울이 오면 누군가에게 자꾸만 기대고 싶어지는 습성이 또 한 번 도지려나 봅니다. 하지만 작은 손을 꼭 쥐고 이겨나가는 어린아이도 있는데 엄살은 그만 부려야겠지요? 항상 열심히 읽어주시는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더 늦출 수가 없어 글만 다시 올립니다. 시간나는대로 음악도 그림도 바꿔드릴게요.> 

  봄날은 간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