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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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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꽁쳐서 비록 황금은 멀어진 아침이지만......-


BY 박 라일락 2001-01-26


샛바람이 동쪽 바다 끝자락에서 억수로 강하게 불어 올린다.
파도가 하얗게 뒤 접혀 저서 아직 날이 밝지 못한 바다는 분노를 토하고 있다.
뭐 땜이 바다는 저렇게 화가 나섰을까?
무엇 땜에 분을 참지 못하고 허연 거품을 품어 올릴까?

행여나 설날에 우리 인간들의 저주스런 모습을 보였음인가?

이층 계단에서 아직도 어둠 속에 묻혀있는 노한 바다를 바라보면서,
아하!
오늘 하루는 꽁치는 날이구나.
그래 이 여인도 하루쯤 푹 쉬어나 보자꾸나.
일년 내내 새벽 장으로 발걸음 동동 이면서 바쁘게 살지 않았나?
오늘 하루 꽁 친다고 그 누가 탓하랴?
그런데 그런데도 허전한 마음은 무슨 심보인고?

가게 현관입구에 놓여있는 커피 자판기에서
블랙으로 한 잔을 뽑았다.
아~~~~~커피의 그 향이 너무나 좋구나.
그런데 아직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은 나의 위에서는 거부 반응을 보이고.
그래도 아깝다.
마셔버려라.
한잔의 커피에 정신이 몽롱해 오고.......

컴을 열었다.
*아 컴*을 노크했다.
천천히 더 천천히 방마다 문을 두드렸다.

제일 먼저 "아줌마가 본 세상"방이다.
아이고 낮 익은 얼굴들이 아는 체를 하는구나.
'방가! 반가워요.'
모두가 새해 잘 있었구려.
복 많이 받으시구려.
인사하는 손이 바쁘다.
왜냐고?
악수하니깐!

그리고 "아무 얘기나 쓰기"방으로 살짝 가보니,
공주가 뭐 땜이 징징거리고 또 불만 찬 얼굴이다.
라일락이 "때지 놈!"하고 한 방 쥐어박고 나왔다.

발걸음 좀 무겁게 "나 속 상해"방문을 여는 순간.
이 여편네 숨이 칵 막힌다.
어찌 모두가 하나 같이 속이 상해서 불만 불평 덩어리로
응어리 져서 다 타버린 숯 껌정이 된 가슴을 치고 통곡하고 있구려.
여기서 말 잘 붙이다가는 본전 뼈 딱구도 못 찾을라,
어른 속히 미련 없이 빠져 나와야지.

걸음도 천천히 아주 느릿하게,
"앗! 나의 실수 방"으로.
이곳의 님들은 언제나 즐거워! 하하하 호호....
맞아!
인생은 이렇게 살아야지.
하루를 살다가 가더라도 즐거운 구석이 있어야 하는 거여.
좋아!
좋아!
이 방에서는 새벽부터 기분이 나이스다.

우체통을 열어 보니 전 번에 온 글과 답장이 그대로 이네.

자~~~이제는 내가 가장 머물기를 좋아하는 곳으로.
"내 살곳은 내 집 내방 뿐이리~~~~~"
코 노래 흥얼 되면서....
"에세이 쓰는 방"으로 발걸음도 가볍게 가 볼 거다.
아이구! 반가워라.
언제나 다정다감한 님들이여!
설날 복 많이 받았습니까?
너무 많아서 넘처 흐른다고요?
그럼 이 라일락하고 좀 나누어 가지면 안될까요?
받을 자격 없다고요?
그 무슨 섭한 말씀을!
그래도 이 곳이 가장 사랑하는 *아 컴*나의 안방인데....
기분 상쾌한 오늘 같은 날.
님들을 정초 새벽부터 만남은 저 화난 바다의 날씨 덕인가 보오.
비록 황금은 멀어진 아침이지만 님들을 만남이 무척이나 반갑구려!
나 이곳에서 님들과 오랫동안 머물고 싶소.
그리고 못 다한 우리 아줌씨들의 인생살이를 이야기하고 듣고 싶소이다.
마시다 쬐금 남았던 향기롭던 커피 향이 다 날아가 버렸소이다.

이제 서서히 아침해가 떠올라야하는데
시커먼 구름에 방해를 입어서인지 제 자리에 있지 안 구려.

동창이 밝았구먼
우리 집에는
왜 아무도 일어나지 않는고?
뒤뜰에 매여 있는 진돗개 새끼야.
너만이 무슨 수작으로 낑낑되고 풀어 달라고 야단인감?
아직 아들 넘 잠자리 불편하라,
좀 참고 기다려주렴.

오늘 하루가 시작하였구려.
"에세이 쓰기 방"님들이시여 오늘 하루도 행복하게 보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