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남편은 내 앞에서 방귀를 안뀐다.
나도 우리 남편이 안뀌니까 결혼 4년이 넘도록 남편 앞에서 방귀를 못뀐다.
친구들은 안그렇다는데....
내가 하도 고민이 되야서 친구들한테 상담을 했는데 친구들 남편은 시도 때도 없이 뿡뿡~ 대고 향기롭지못한 냄새 흘리고 다녀서 못살겠다며 나보고 얼마나 좋으냐고, 그만큼 니 앞에서는 아직 조금은 긴장하고 있다는 증거란다.
긴장하고 있다는건 좋지만 나까지 긴장하고 있는건 참을 수 없는 똥배의 무거움... 좌우지간 이 생리적인 현상을..... 한번 참아보시라.
재희씨는 이 문제를 내가 부엌에 있을때는 배란다에서, 내가 거실에 있을때는 화장실에서 물 틀어놓고 해결하고 있는데 하지만 다 들린다.
다 들린다는걸 아는 나는.......
음식물 쓰레기 버리러 나갈때, 외출시 해결하고 오지만 휴일이 찾아오면 고민이다. 계속 참으려니깐..
어느 일요일의 일이다.
외식하기로 해서 은비를 안고 차 뒷자석에 앉아 있는데 아침부터 참았던 그 생리적인 현상이 드됴 밖으로 새어 나오고 말았다.
그것도 참았던 것을 만회하기라도 하듯 너무도 우렁찬 소리로..
순간, 운전을 하고 있던 내 남편. 눈이 똥그레져 가지고 우리(은비하고 나)를 번갈아가며 쳐다본다.
우리 은비는 어른의 그것과 향기에 버금가는 한방귀 하는 위력의 소유자니까.......
"은비야 정말 못말린다니까,
왠일이니? 어휴.... 은비야 은비야..."
나는 멀뚱 멀뚱 천진하게 눈을 깜빡 깜빡 거리고 있는 우리 예쁜 딸에게 덮어씌어 버렸다.
"아이고 냄새, 빨리 가서 기저귀나 봐줘.
똥쌌나부다."
나는 은비를 안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은비야 미안'하고 속삭였다.
물론 유아 휴계실에서 은비의 기저귀를 봐 준답시고 들어가서 은비에게 싹싹 빌었지만... 그래도 미안하다.
내일은 남편에게 말할거다.
"자기야, 자기는 왜 내앞에서 방귀를 안껴?
우리 이제 같이 방귀 끼자 응. 이대로 가다간 나 단무지 되겠어."라고....
--- 파라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