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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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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하는엄마


BY 오드리햇반 2001-01-18

1
방학을 시작하면서 아이들에게 나의 무기(?)에 대해서 설명을 해줬다
엄마는 이 무기를 항상 허리춤에 차고 너희들이 싸우거나 엄마말을 듣지 않을 경우
또는 제 할일을 소홀히 하는 경우 가차없이 이 무기를 사용하게 될 거라고 위협했다
그런 나의 모습을 보며 두 아이들은 낄낄거리며 웃었다

어머..얘네들은....엄마 알기를 무슨...
그게 그러니까....

사실은 우리 큰아들 6살때 사준 플라스틱 장난감 칼이다
"칼"로아이들을 때린다는게 좀 걸리기는 하지만 그게 그래도 아이들 때리는
도구로선 꽤 좋다
엄마의 기분에 따라 또는 아이들의 죄질(?)에 따라 칼집과 칼본체를 번갈아
사용할 수 있고 허리춤에서 칼을 빼낼떼의 기분은 아주 근사하다
기왕이면 아이들을 혼낼때도 난 멋있고 위엄있게 보이려고 폼나게 칼을 뽑는다
"에잇! 이놈들 게 섯거라..."
아이들은 도망다니고 나는 ?아다니면서 한바탕 법썩을 떨면 누가 왜 싸웠는지
금세 잊고는 다시 사이좋게 한동안 잘논다
그 틈에 난 조용히 칼집에 칼을 뽑고 내 할일을 한다


2
작은아이가 오빠랑 다퉜는지 엉엉운다
오빠가 때렸다며 머리를 무릎에 박고 서글프게 운다

엄마는 큰아이의 손목을 덥썩 잡고 방으로 끌고 들어간다
"엎드려!"
오빠는 앙탈을 부린다
그리고 엄살을 부린다
더 큰 큰소리로...
"엎드리라니깐...!"
아이가 침대에 손을 내는 순간

"퍽!" "억~!"

"퍽!" "억~!"

"퍽!" "억~!"

엄마가 화난얼굴로 방문을 열고 나와서 동생의 얼굴을 살핀다
마르지 않은 촉촉한 눈빛으로 엄마에게 미소를 건넨다

동생은 모른다
방안에서 있었던 오빠와 엄마의 쇼를....
다만 맞고도 싱글싱글 웃으며 나오는 오빠가 못내 이상하다

"아~
나의 이 레퍼토리는 언제나 끝이 날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