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겐 과년한(?) 남동생이 하나있어요.
그놈의 옷이 내집에 널려져있고 그놈의 방이 제 옆방에 있는걸 보면
같이 사는게 맞긴 맞을거에요. -_-
그런 동생과 근 일주일만에 집에서 상봉했지요.
첫 인사는.... "올만"
두번째로 이어진 대화는...... "밥줘"
저의 대답은..... "없어"
세번째로 이어진 다정한 말은....."잘래"
우린 정녕 남매였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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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대학졸업장이란 하등에 써먹을데가 없다며 동생놈이 학력과 연관된
한심한 짓거리를 할때마다 마구 구박했었지요.
하지만 얼마전 그 졸업장의 필요성에 대해 가슴깊이 느끼고 인정하게
됐답니다.
허리가 아파서 고도리치려고 컴앞에 앉아있기가 참 힘들더라구요.
베개쌓아놓고 쿠션은 옆구리에 받쳐가며 자세잡아 힘들게 누워있던 날,
땅바닥에 굴리는 마우스와 뱃살위의 키보드만으론 너무나 각이 안나와
눈알굴리며 좋은 방법을 찾고 있었지요.
그 순간! 책꽂이에 꽂힌 동생놈의 대학졸업장 파일이 눈에 띄더라구요.
도톰한 빌로드(벨로아인지 뭔지..)천으로 감싸져있는 그 졸업장은
너무나도.....마우스패드와 합체감이 있어서 누운채로 배위에 마우스를
굴려가며 고도리를 즐기기에 완벽한 찹쌀궁합이었어요.
마침 오랜만에 귀가하던 동생은 현관에서부터 그 꼬라지를 보고 혀를
끌끌차더군요.
속도없이 우히히~ 히죽웃고 대학나와줘서 정말 고맙다고 사랑의 총알을
날려줬지요. (☞^0^)☞
신성한 졸업장으로 무슨짓이냐고 방금전까지 난리치던 이 놈이 지금은
저도 한번 해보게 해달라고 쌩 오도방정을 떨고 있답니다.
단순한 대학졸업자 같으니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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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내 동생이라 참 많이 이뻐해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이젠 더이상
못참겠어요.
저건 인간이 아니라니깐요.
좀전부터 이넘자식은 낑낑대며 무지 힘들어하고 있어요.
너무 괴로워 몸을 움직이기도 힘든 눈치예요.
분위기를 봐서 그넘이 아플거라곤 생각안하실테죠?
그래요...
이 엽기적인 촤식은 결코 정상적인 이유로 괴로워하고 있는게 절대!!!
아닌 것이죠.
2시간전, 어데서 먼짓을 하고 왔는지 일주일만에 집에 기어들어왔죠.
뭐 그렇다고 내가 꼬치꼬치 따져묻거나, 스스로 자백하거나 할 우리의
유대관계는 더더욱 아니지요.
밥없다는 매몰찬 내 대답을 듣곤 바로 싱크대로 직행하더니 묵묵히
라면봉지를 뜯어대더라구요.
음.....두개일줄은 차마 몰랐어요.
더더구나 가스렌지의 다른쪽 불위에 프라이팬을 올릴때만해도 거기다
군만두를 2인분 구워댈줄 상상도 하지못했죠.
10분후엔 김치를 단지째로 가져와 우걱우걱 퍼먹어대더니 기어코!!
탈이 났나봐요.
당연한 일이죠.
방금 동생이라고 밝히기에 창피한 그넘이 했던 대사.
"헉헉~ 누나~~~ 아.......약좀줘"
으으으으으!!! 그와중에도 먹어서 해결볼 생각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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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정말이지 아무말도 해줄 수가 없었죠.
진짜.....호적파내고 싶어요.
누구 제동생 델고갈 사람없나요?
하는 짓은 누나입장에서도 할 말 없지만 얼굴은 좀 반반해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