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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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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에서(2)


BY 꿈조각 2001-10-05

-역활놀이로 본 나의모습~

우리집 모닝콜은
벨소리가 아닌, 뽀~로 아침을 연다.
아이들은 언제나 6시면 일어나 자고 있는 엄마,아빠방에 들어와 뽀~
세래을 하며 일어나라고 재촉한다.

평일엔
아이에게 뽀세래를 받고 일어나서
아침을 준비하고 각자의 세상으로 보내고 나면 나도 따라 준비하기 바쁘다.

그런데
오늘은 추석연휴라서
아이가 일어나라고 뽀 해도.. 조금만..더..조금만..하며..
그렇게 침대에 누워있었다. .남편은 베게를 가지고 서재로 들어가 문을 잠군다..더 자고 싶은 모양이다.

그렇게
아이들에게 잠을 더 자게 해 달라고 조르는 사이
어느새..
아이들은 엄마 아빠가 되어 있었고 난 아이가 되어있었다.

그래
더 잠을 청하긴 틀린 것 같고
모처럼 ' 역활놀이나 '해 볼까!! ...
생각했다..

35세 아이: "아잉~싫어~싫어~ 더 자고 싶어"
7세 1엄마: "일어나...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지.."
7세 2아빠: "여보 아침 먹을까요?"
7세 1엄마: "그럴까요..잠깐만요.."

냉장고에서 이것 저것 꺼내 식탁에 차린다..

7세 1엄마: "이쁜 공주야.. 일어나라 밥먹고 가거라"
35세 아이: "나 아침밥 안 먹고 가면 안돼"
7세 1엄마: "아침밥 안먹고 가면 머리도 나빠지고 키도 안크고..
그러면 좋겠니..건강할려면 아침밥은 먹어야지"
7세 2아빠: "아침밥 먹기 싫어하면 먹이지 말아요"(아빠모습으로..)
7세 1엄마: "안돼요.. 공주가 못난이 되는건 싫어..
일어나서 먹어요.."
35세 아이: "그래도 먹기 싫어...우유만 먹고 가면 안돼"
7세 1엄마: "자~ 시간 늦겠다...빨리 먹어라..이쁘지.."
35세 아이: "나 유치원 가기 싫어 아침밥도 먹기 싫어~"
7세 2아빠: "흠~" (신문을 펼치며..)

그렇게 같이 놀다가..
난 살며시 빠져나오고..
두아이들은 신이나서 부부놀이를 계속한다..
.
.

.
.
.
이렇게..
아이들과 역활놀이를 하는동안..
몰랐던 사실을 느꼈다..

아이들은 우리부부가 했던 모습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었다.
어떤 모습은 다정한 모습으로 또 어떤 모습은 화난 모습으로. 말투에서,행동에서 두아이들은 그동안에 보였던 우리 부부의 모습을 그대로 모델링되어 있었던 것이다.....

아이들을 통해 본
나의 모습속에 내자신도 싫어하는 모습까지 첨부되어 깊숙히 각인되어 흉내놀이를 하고 있다..

오늘 난
아이들을 통해
나를 보았다..



2001. 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