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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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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통의 목욕


BY chanbi 2001-03-19

꼴통의 목욕

애기의 목에 아무래도 때가 낀 듯 싶어서...요.. 오늘은 물 속에 담가 놓구 씻길려구했습니다..목 접힌 부분이 좀 거뭇한게..아무리 봐도...때 인 것 같다고....냄편님과 큰 아들과 딸이 결론을 내렸습니다.........뭐......아주 면밀히 관찰을 하더라고요................내, 참.
난......물때야....물때.....(뭐? 그런때도 있긴 한가요?..........)하고.......대수롭지 않게 응대를 했지만.....이상하게 찌그러드는 기분이었지요....

그래서 홀딱 벗겨서 딸과 함께 욕실에 들어가라 했습니다.........물이 담길 수 있는 그릇이란 그릇은 죄다 모아서 한 양동이에 가득 담아서요.......딸과 애기가 신이 났습니다......
우리집은 ... 애기가 워낙에 주방용품을 좋아해서 제가 필요하면 애기한테 빌려씁니다.....
똥민해!!(애기 이름입니다)......후라이팬.........하면..후라이팬이랑......부러진 뒤집개를 잽싸개 찾아갖구 뛰어옵니다.......물론 다쓰고 나면 그 자리에서 닦아서 반납해야 합니다....

암튼, 주전자, 물통, 컵, 냄비....물뿌리개..등등 잔뜩 갖고 놀다 보면 때도 불을 것이다...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그런데요..아직은 좀 추운 것 같더라고요..딸은 얼른 물속으로 쏘옥 들어가는데.....울 애기 아~뜨거~.....한다나요.........죽어두 안들어갑니다.........다리를 덜덜 떨면서도요.......그리고 물장난만 하겠다는 거지요.....그래서 제가 엄마니까.....모성이 있잖아요?!..그럼 옷을 입고 하라고 했더니....그것도 못하겠다는 거지요....가만 보아하니 옷을 입으면 욕실에서 나가게 될거라고 생각한 것 같더라고요......물 속에도 안들어가고 옷도 안입고..........뭐 별 수 있습니까?...............그냥 놀으라 할 밖에요......뭐 보일러를 좀 올릴까 생각도 안 해본 것은 아닙니다만.......요즘 가스비도 오르고 ...때마침 사다놓은 감기약도 좀 있고 그리고 겨우내 아래도리 벗고 산 놈이라 , 지가 추우면 나오겠지 했습니다.....

그리곤, 저는 소리바다에서 yes의 곡을 받아 팔다리를 흔들어가면서 컴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무쟈게 좋더라구여.......음악도 저 좋아하는 팝송으로 꽝꽝 틀었거던요.........
디지몽도 아니고, 세일러문도 아니고, 검은 고양이 네로도 아니고. 샤크라의 헤이유도 아니고, 초련도 아니고. 지오디도 아니고,......지금은 the logical song이 나오는군요.....호호....

뭐 가끔은 큰 아덜넘이 수준있는 음악을 듣자고 신청하는 곡이 있긴 있습니다......
".......니너니너니너~~바보다~~라라라라~~~~~라라라라~~~.........."
이 곡을 듣자고요...........아시는 님들 게신가요?.........
이곡은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입니다.................푸헐.........

그런데요...지금 제가 행복한 이유는요?.......큰 아덜넘이 아직 학교에서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저와 큰 아들과의 관계는 복잡미묘하여......안보면 보고싶고 보면 열받고.....뭐 그런관계입니다....아들넘두 그렇다고, ,자기도 정말 이해할 수 없다고 자백했습니다.........
그래두 학교갈 때 꼭 껴안구 뽀뽀하고 갑니다.......에그 ..징한..놈..............

결론.......애기의 목에 거뭇한 것은 절대로 때가 아니다.....제가여...때수건으로 문질러보았거든요,,,,,,,,,덕분에 애기는 울고 목은 벌게지고....저는 저녁에 큰 소리 쳤습니다.....봐라.....때수건으로 밀었는데도....아직도 거뭇하다고............모두들 고개를 끄덕.....애기래서 그런가....?!.........아직 말을 잘 못하는 울 애기 ....말을 할 줄 알았다면 뭐라 했을까..........좀 캥기기는 합니다.........지금도....목을 만지면서........"엄마......아포...아포..아야해....아야해."...........흠........조금 미안해지려구 해서 꼬옥 안아주었습니다.........그러면서 얘기해주었습니다......."인생이란게 그런거란다.........."

..................................................................세 번째 이야기 입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