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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외출


BY chanbi 2001-03-18

엄마의 외출


사람이 살다 보면 나갈 일도 심심찮게 있는 지라.....저도 세 아이를 집에 놔두고
외출을 했더랬습니다.....

각오는 했었지요.....상상도 했었구여....대책도 생각했었지요..........

그런데 오늘은 정말 심했습니다.......

모 평상시와 그리 다른 모습은 아니지만..........그 놈의......달걀이 문제였습니다..어제 한판을 사다 놓은 달걀을 어제 저녁과 오늘 아침 점심때까지 어떻게든 다 먹었어야 했습니다........

흩어진 장난감......널려진 이불들(우리 아이들은 이불로 집을 짓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그래서 빨래집게. 의자 ,책등을 이용해서 거지 발싸개 - 제 눈에만 그렇게 보이겠지요..,아이들 눈에는 궁전으로 보이겠습니다만 - 같은 집을 짓고 그안에 기 들어가서 과자도 먹고 놀이도 합니다) ....분명 놀이용으로 썼을 흩어진 책들..


....그 까짓거 치우는 것은 문제도 아닙니다...
....선수가 되었지요........한 30분 휘리릭...........함 됩니다...그리고 청소기 돌리고.......그럼 되지요........

........총 달걀 6개를 깼더라고요......

뭐, 그까짓거...달걀 6개가 아까운 그런 쫀쫀한 엄마는 아닙니다...

문제는 그 깨진 달걀이 어떤 형상을 그리고 있는 가가 문제이지요..

울 아가 본인이 달걀 맛사지 한거, 그것두 괜찮습니다...남은 뭐 돈주고도 하는 거니까 매일 아랫도리 벗고 사는 우리 아가, 피부가 부들부들 해지겠지요.....제가 제일 좋아하는 울아가 엉덩이가 부들부들해져서 나쁠것은 하나도 없으니깐요.......

..........정말 울고 싶습니다......

달걀이란 것의 성질이 그렇더군여.......온기가 있는 방바닥에 금방 말라 붙는 성질을 갖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더불어 저는 걸레로 박박 닦아야 된다는 것도요.......
그래두 큰 놈들이라구 형아와 누나가 중간중간 휴지로 닦는 척은 했습니다.........

그 휴지조차 방바닦에 딱 붙어 버렸더군요.......

그와중에....모 아무것도 아닌일이긴 하지만.......후라이팬 3개가 다 나와있군여..
그 안에는 온갖 종이와 블럭이 요리감으로 들어가 있구요......뒤집게가 드디어 손잡이가 부러졌군요..........모....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구 생각..정말...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 워낙 힘이 좋으니까(?).....팔 걷어부치고.........걸레 세개를 빨아서 준비해 놓고......세계대전 후 복구하는 마음의 각오로 청소에 임해야 한다고 결심했지요...........

그래서 그 난장판 속에서 겨우 앉을 자리만 마련해서 사 온 딸기를 넷이서 먹기 시작했습니다....두근을 사왔습니다만..아빠꺼 10개(.. 한근 밖에 안 사왔다고 해야 할 것 같아요.....) 남기고 아이들을 주었는데...아이들이 평소 딸기에 한이 맺힌 듯 싶습니다.....세 아이가 치열하게 먹더라고요.....물론 저도 빠질 수 없어 그 대열에 합류를 했습니다.....저는 청소를 해야하기 때문에 열량을 비축할 필요가 있었지요........
.......이미..비축해둔 열량이 뱃살에 가득하긴 해두....요...(자격지심이군요...)

그래야 힘 내서 다음 대전을 위한 복구를 시작할 수 있으니깐요.......

저여........이제 지금부터 암 생각없이 걸레질을 할 겁니다.....

생각이 많으면....우울에 빠져 죽게 될 것 같아서지요..........


.......................신참의 두번째 이야기.....입니다.........

.......................이쁘게 봐주신 님들...불초소생에게 용기를 주시어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