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과 폭력이 난무해서 스스로 몸을 지켜야만 했던
흑인 복서(boxer)가 주인공인, 인간 승리에 관한 이야기이다.
11살의 흑인 소년 루빈 카터(덴젤 워싱턴분)는 또래의 친구를
성추행하려는 백인 노인을 칼로 찔렀다는 모함을 당하고
소년원에서 7년을 썩게 되는데,
그는 그곳에서 백인에 대한 증오심을 키우게 되고
복싱을 시작한다.
링 위에서 승승장구하지만, 이긴 시합을 벌여 놓고도
심판들의 조작된 판정으로 챔피언 타이틀을 놓치게 되고,
살인 사건이 발생해 경찰의 증거 조작으로 종신형을
선고 받게 된다.
이 증거 조작의 주인공은 그 옛날 그를 소년원에 감금시켰던
델라 파스카란 백인 형사인데,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무모하리만치 깊은 인종차별 심리를
지켜 보면서 그와 같은 '사람'이라는 사실이 못내 서글펐다.
불굴의 정신으로 카터는 수감 생활 내내 자서전 성격의 책을
출간하게 되고,
중고서점을 통해 캐나다에 사는 흑인 소년 레스라에게 흘러
들어 가는데 여기서부터 일대 역전극이 펼쳐 지는 것이다.
무고한 죄인 카터의 삶에 공감하고 진한 감동을 느끼는
레스라와 환경운동가들(3명)이 그때부터 힘을 합하여
구명운동을 펼치기 시작한다.
좌절과 분노로 가득 차있던 카터가 포기하지 않고
그들이 내민 손에 자기의 손을 포개어 얹었었기에,
'좌절'과 '증오'로부터 스스로를 구출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고 하지 않던가...
맹목적인 인종차별을 보면서 사람이라는 사실에 끝도 없는
절망감을 느꼈으며,
카터가 있는 감옥 앞에까지 이사를 감행한 흑인 소년 레스라와
환경 운동가들이 포기하지 않고 호의를 보일때,
사람이라는 사실이 또한 축복도 됨을 동시에 느끼게 되었던
영화이다.
이 영화는 복서의 일대기이면서도 정작 복싱과는 거리를
두었으며,
인종차별에 대한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지 않으면서도
한 인간이 '증오'로부터 어떻게 소생되어 구원 받을수 있는가를
곰곰 생각하게 했다.
'무죄'를 언도받고 감옥에서 육신이 해방되는 그 순간에,
카터는 '증오'라는 마음의 감옥으로부터도 비로소 자유를 찾는다.
사람은 사람으로 인해 증오를 품고 파멸하기도 하지만,
증오에서 벗어나 소생하게 되는것 역시
손을 내밀어 오는 사람때문에 가능한일이 아닐까?
그 어느 누가 이 세상의 거친 강을 홀로 건널 수 있으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