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드라마 보는 걸 젤 싫어한다. 넋놓고 앉아서 드라마만 보는 아줌마가 되지 말라고 내게 부탁(?)했을 정도다. 하지만 난 드라마 작가가 꿈이었던 사람인데,그런 말이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지만,보고 싶은 건 봐야한다고 생각한다. 드라마보지 않는다고 고상한 아줌마일까? 그것도 일종의 편견이라고 생각한다. 다들 허준을 보느라고 난리인 시간에 내가 굳이 사랄의 전설을 본 건 386이라고 대변되는 30대의 사랑이 어떻게 그려지나 보고싶어서였다.
하지만 제목처럼 전설로 끝날일이 아니라는 걸 알고선 실망스러웠다. 요즘은 어떻게 된 일인지 애인 없는 아줌마가 없다느니,애인을 두고 싶다느니 그런 철딱서니 없는 아줌마들이 생기는 마당에 tv에서 아주 내 놓고 부채질을 하는 꼴이 되었다. 무슨 편집증 환자가 아닌 다름에야 지나간 사랑에 그렇게 목숨걸고 덤비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웃기지만,정말로 그렇다면 그 사람은 환자라고 할 수 밖에 없다. 흉기 들고 들어와서 덤벼야만 가정파괴범인가.또 다른 의미의 가정파괴다. 사랑이 정말 전설처럼 간직되는 모습을 보여주려면 얼마든지 다른 방법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영희의 그 어리광스러운 (사랑스럽다고 말하긴 하지만)모습에 정말 질린다. 우리 나이의 아줌마들이 그렇게 주체성없고,자기 모습에 자신없고 끌려다닌다고 믿기는 싫다.
마지막으로 항상 이런 드라마에 질리는 부분은 아이의 얘기다.엄마들이 다른 애인에게 정신이 팔려서 헤메는 동안,그리고 아빠가 그러는 동안,이혼의 과정을 거치는 동안 도대체 아이들은 어쩌란 말인지...부모로써 책임을 다하는 모습은 한 번도 보여주지 않는 게 정말이지 믿어지지 않는다. 물론 다른 사랑을 생각하는 사람이 아이를 사랑할 수 있는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더라도,드라마에서 이젠 책임을 다하는 부모의 모습들 보여줘야 한다고 믿는다. 드라마는 사회를 반영하는 거울이라고 한다면,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드라마를 보는 걸 안다면 말이다. 정말 바른 드라마가 있다면 시청율도 오르는 건 아닐까.국민들이 다 바보라는 생각만 버리면 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