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서울 지리를 잘 모른다.
묵고 살라고 이곳에 입성은 했지만...
길눈이 어두워서 한번간 길도 잘 몰라 헤메기 일쑤고
그러다보니 지름길 두고도 꼭 내가 가본 그 길만 고집한다.
근데 희안한건 걸어가거나 차를 타고 가거나
이상하게도 사람들이 나한테 길을 잘 묻는거다.
그럴때는 참 곤혹스럽다.
걍 모른다고 말하기가 무지 미안하고 꼭 알면서도 귀찮아서
안 갈켜주는것처럼 보일까봐 내딴엔 성의를 다하여
"아이고 어쩌지요? 내가 여기 사람이 아니라서 길을 잘
몰라요. 어쩌구 저쩌구..."
근데 왜 사람들이 유독 날한테 길을 잘 물을까?
내인상이 너무 촌 시럽게 보이는건가?
아니면 뒷집에 영자처럼 그렇게 만만하게 보이는건가?
것도 아니면 자기들보다 엄청 못나서...?
울 남편한테 물었드니 마누라 무안주기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기껏 한다는말이
"니 얼굴이 너무 흔해빠져서 그런갑다"
같은말이라도 좀 좋게 해주면 어디가 덧나남?
그렇게 말해놓고 그말 뒷감당도 몬하면서...매번 그런식이다.
근데 얼굴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난 참 인덕이 많다.
내 얼굴이 좀 빈티가 나서 없어보여서 그런지 이상하게도 사람들이
나한테 참 잘해주고 묵을것도 잘 사준다. (역시 난 묵는데는 약하다)
운동가면 나보다 나이많은 형님들은 뭘 먹어도 꼭 내걸 남겨서 주고
집에서 묵을걸 하면 이튼날 나한테 살짝 갖다줘서 참 황송시러벌때가 많다.
또 나이 적은 동생들은 그들데로 이것 저것 챙겨주고....꼭 지들이 언니같다.
사실 없기도 없지만 빈티나는 얼굴이라 아무래도 동정심을
유발해서 그런거 같다.
(내 아는분들 참고 하시라우)
이기 얼마나 큰 재산인가!
그래서 나는 못나도 내 얼굴이 좋다.
울 남편 돈만 잘 벌였슴 벌써 원판부터 재생공사를 했을낀데
쪼매 벌어주는 바람에 걍 생긴데로 있으니 이런 복도 있는갑다.
공사했으면 모양이 달라져서 보기는 좋았을지 몰라도
아무도 내한테 국시도 안사줄끼고 커피도 안빼줬을끼니까...
사람은 잘난 사람이나 못난 사람이나
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이래서 다 살게 마련인가 보다.
빈티나는 메주 화이팅! 오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