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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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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에게 갈채를!


BY 자스민 장 2000-11-10

아들녀석은 운동신경이 둔하다.
초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 내내 연습해서 겨우 줄넘기를 두번 뛸 수 있었다.

그런 녀석이니 달리기인들 오죽할까? 뛰었다 하면 항상 꼴찌였다.
남자애들과 뛰어도 꼴찌! 여자애들과 뛰어도 꼴찌! 항상 꼴찌!

그러던 어느 날, 이 녀석이 날듯이 기뻐하며 달려와서는
"엄마! 나 오늘 달리기 3등했어요!" 한다.
"..??.."
3등이라니..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너무나 신기하고 대단했다.
녀석이 3등을 하다니..

나는 너무 좋아서 "이야~! 정말 대단하구나! 3등을 하다니..정말 잘했다! 옜다..300원! 기분이다. 과자 사먹어라!"
300원을 받아들고 신나서 뛰어나가는 아들의 뒷모습이 그렇게 대견할 수가 없었다.

'살다보니 별일도 다 있구나..' 나는 좋아서 자꾸만 웃음이 실실 나왔다.

주말에 여동생 둘이 우리집에 놀러왔다.
나는 아들녀석이 달리기를 3등 했다고 신나게 자랑했다.

천사표인 바로 아래 여동생은 나보다 더 좋아했다.
"세상에..녀석이 3등을 하다니! 그건 기적이야. 기적! 언니..정말 살다보면 별일도 다 있구나!"

그런데..
깍쟁이 여우인 막내 여동생은 고개를 이리 갸웃..저리 갸웃..
아무래도 이상하다며 기어코 아들녀석을 불러내어 물어보았다.

"너..달리기에서 진짜 3등 했니?"

"응! 3등했어. 진짜루!" 자랑스럽게 어깨를 뒤로 젖히면서 아들녀석은 힘주어 말한다.

"그래~?....흠.......몇명이서 뛰었는데?"

아들녀석은 눈을 반짝이며 자신있게 대답했다.
"3명!..."

"@#$%^&*#@$!!??...."

그럼 그렇지!..째려보는 동생 눈을 피해 나는 쥐구멍을 찾아야 했다.
아이고~ ...후다닥! ==3 ==33 =====33 ======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