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새벽예배를 시작했습니다.
23년 끝자락에 섰는데 손에 잡히는것이 없습니다.
1년 365일 손에 꼽을 몇 일을 빼고는 늦잠을 자본적도 없고 반복적인 일상에서 떠나본적도 없습니다.
부지런히 제자리를 지켜낸것 같은데 결과는 다시 부지런히 살아내야 하는 24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좀 일찍 귀가를 했거나 기름기가 좀 적은 메뉴를 저녁으로 먹는 날에는 저녁설거지를 하고 자지만 큰 설거지거리가 설거지통을 가득메우고 있는 날이나 식사시간에 시선을 잡아 끈 tv프로그램이라도 있는 날엔 설거지도 않고 잠자리에 듭니다.
영락없이 다음날 아침시간은 허둥댑니다.
상황에 이끌리어 정신없이 아침밥을 먹여 남편과 아이들이 사무실로 학교로 가고 나면 온 집안이 한 눈에 쏘옥 들어오는 쇼파에서 허둥대던 맘을 지정시킬양으로 잠시 앉습니다.
동남향으로 난 거실창으로 아침햇살은 부서지듯 처들어 오고 밝은 빛에 들어난 얼룩, 먼지, 고르지 못한 책장의 책들, 식탁위의 밥풀들....손가야 할곳이 많으니 오히려 머뭇거리게 됩니다.
사무실 오픈시간을 한시간 앞두고 맞춰놓은 알람이 울립니다.
세탁물을 정리하고 밀대로 대충 먼지들을 제거하고 또 다시 허둥대며 사무실로...
거대한 삶이란 학교에서 선생님이 준 숙제를 마지못해 끄적대고만 있는것 같습니다.
왜 이렇게 매일매일을 허둥되고 있을까?
욕심대로 계획을 세우고
버거운 계획들은 실천에 옮겨지지 못하고
반복적인 작심3일.
맛보지 못한 성취감.
잠시잠깐 동기 부여의 기회가 와도 반복적인 작심3일은
계획과 실천은 별개가 당연한듯 받아들입니다.
어제와 오늘의 해가 다르지 않은데 시간과 날짜의 개념이 없었다면
매일의 삶이 지루해서 스스로 마지막을 만들어가는 연약한 삶들이 더 많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23년 마지막 일주일 동안 23년의 모든것을 묻어버리고 꼭 필요한것 몇가지만 24년에 챙겨가려합니다.
상황에 끌려가는 삶이 아닌 상황을 이끌어 가는 삶을 위해 가져가야 할 충고들 몇가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