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30일,수요일-사과 ‘한입’ 가을 향기 ‘만끽’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가을엽서’·안도현)
‘가을 크다.
가을은 올 시간보다 가버린 시간이 크다’
(‘회상’·고은)
키 크고 낯선 빌딩 무리 사이
오래전 헤어진 친구처럼 다정하게 말 걸어오는 글판.
길 잃고 헤매는 모두에게
위로를 건네는 간결한 문장.
서리가 내리는 늦가을과 초겨울의 경계.
당신의 마음을 다독여줄
오늘의 글귀는 무엇인가?
얼마 전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
오래토록 만남이 없었고 전화로만
통화한 친구가 보낸 사과 박스였다.
그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을 그만두고 귀농을 했고,
이따금 지방에 머물며 시도 쓰고
부모님의 농사도 돕는다고 했다.
초보 농사꾼이라
사과 맛이 덜하다는 걱정도 했었다.
하지만 친구의 마음이 전해져서있까.
사무실에는 곧 아삭아삭 사과를 베어 먹는
행복한 소리가 퍼졌다. 아주 달았다.
멀리 있어도 마음은
늦가을 향기처럼 사르르 전해졌다.
창밖을 보니 이산 저산 울긋불긋 오색 단풍.
눈물 글썽 여자들 마음은 노란색.
싱숭생숭 남자들 마음은 빨간색.
쓸쓸 황혼 노인네 마음은 갈색.
같은 가을 아래 이 인생 저 인생.
이가을 당신의 마음은 무슨 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