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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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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와 아이들의 수난사


BY 시냇물 2010-03-29

 

어제까지 다 읽은 책의 제목입니다.

유명한 여배우인 탤런트 김혜자氏가 처음으로 쓴 책인데

지난 10여년 간 제3세계를 비롯해 전쟁과 기아로 난민이 되거나

배고픔에 굶주리고 있는 사람들의 참상을 알리기 위한 월드비젼

홍보대사가 되어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사실대로 기록한 것입니다.

 

그 사람의 됨됨이나 배우로써의 연륜에 걸맞게 참으로 많이 울고

가슴 아파한 글들에서 인간이 과연 만물의 영장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고, 내가 가진 것이 없다고 불평하는 마음이 얼마나

배부른 투정이었나를 새삼 깨닫게 해주어 부끄러웠습니다.

 

단 돈 100원이면 가난한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의 아이들이

배부를 수 있고, 또 약도 얻어 병을 고칠 수 있는 일인데

그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모른 척 해야 하는지 갈등을 느끼게도

해주었습니다.

참으로 이념이 무언지, 인간이 말하는 참 행복의 기준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인간들의 이기주의와 맹목적인 전쟁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평범한 행복을 파괴하고 앗아가는지를 절절히 알게 되니

정말 이 세상에서 전쟁만은 없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더욱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와중에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건 결국 여성과 죄없는 아이들이라는 사실에

또 한 번 남성위주의 사회현상에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모든 남성우월주의가 빚어낸 희생양이 되어 구호물자가 없이는 태어난 아이에게

배불리 먹일 수 있는 음식조차 없어 독이 들어있는 풀을 뜯어 먹고 살아가는

새까만 눈망울의 아이들을 보는 어미의 마음이 오죽했으랴 싶고,

다 떨어진 옷을 입었지만 초롱초롱 빛나는 눈에서는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삶에의 끈끈한 의지가 느껴져 오히려 슬퍼질 정도였답니다.

 

담장 하나 사이로 부자들은 배불리 먹다 못해 남아도는 음식을 썩히기 까지 하는데

담밖에는 빈민굴에서 개돼지처럼 뒹굴며 배고픔에 허덕이게 하는 상반된

상황을 보며 이런 현상이 빚어지는 것은 가진 자들의 나눌 줄 모르는

지나친 이기심에서 비롯된 결과임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답니다.

 

우리는 왜 끝없는 욕심으로 자신의 배만 채우려는 탐욕에 물들어 살고 있는지요?

과연 죽을 때 하나라도 가져갈 수 있다는 말인지...

강대국들의 오만과 편견, 가진 자들의 욕심과 이기심에서 지구상의 힘없는

여자와 어린이들이 이 시간에도 4초에 한 명씩 죽어가고 있다는 현실은 

21세기 문명사회를 부르짖는 마당에 믿을 수 없는 일이긴 하였지만 엄연한

사실임에 전율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책을 덮으며 다짐을 합니다.

내가 그런 곳까지 가볼 수는 없겠지만 핑계를 대지 않고,

내가 형편이 나아질 때라고 못 박지 않고, 누구든 내가 도울 수 있을 때 돕고,

손을 내밀 때 잡아주고, 들어줄 수 있을 때 이야기에 귀기울여 주는 것이

진정한 나눔이라는 사실을 새겨보았습니다.

늘 시간이 없어서, 나중에 내 형편이 좋아지면 이라고 미루기만 했던 일들이

새삼 부끄러워졌습니다.

 

지금 이 시간부터라도 우리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나누려는 마음을 실천한다면

이 세상은 지금보다는 조금이라도 살만한 곳이 되지 않을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