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엔 남편과 올림픽대로로 출근을하고 간혹 퇴근길엔 나홀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버스로 강변북로를 거슬러온다
물살의 방향이 달라서인지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 빛깔 때문인지 같은 한강이라도 느낌이
완연 다르다
올림픽 도로에서 보는 한강이 빠르고 역동적이라면 강북도로는 더디고 깊이가있다
일테면 올림픽 도로는 푸르름의 생기가 있고 강변북로는 연륜과 품위가 있어 보인다고나 할까
봄기운이 올라오는 무렵 올림픽대로를 달릴때면 기분은 한층 업이된다
반대로 강변북로는 여유롭고 감성이 풍만해지는 가을의 느낌처럼 편안한 마음이된다
내가 살고있는 곳에서 서울 삼성동까지 가는데는 불과 자가용으로는 20여분 남짓
교통체증이 심각한것도 아니고 인파속 교통지옥도 없다
딱 살기좋고 편한곳이다
내년쯤 딸이 대학을 가면 사무실 근처로 이사를 계획하고있다
점점 시골이 좋아진다
하지만 아직도 한창 일할 나이에 시골에서 자연의 정취에 취해 안빈낙도(?)를 꿈꾸기엔
어려운 현실이다
오히려 현 시대가 가장 염두해 두어야하는 건강한 노후를 보내려면 맘이 급해진다
평생 내몸을 움직여 내 몸뚱아리 하나만 챙길거 같으면야 구지 이러지 않아도 될텐데,
역시 사람은 혼자 살아가는게 아니라 내가 생겨난 그곳과 나로 인해 존재하는것과 내가
존재하는 모든 이유의 것들과 함께하기 때문에 힘들고 고단한거같다
우리세대는 당연히 부모님 공양을 생각하며 살고있다
하지만 내 자식들에게 내 노후를 거론하지 못한다
이 부분은 사회적으로 교육 진행중이다
그렇다고 모든 이들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책임진다 장담할 수 없다
연금이니 건강보험이니해서 국가에서 거두어 들이고는 있지만 그것도 안정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의 몫이다
앞으로 30년후 거리엔 온통 노년을 상징하는 백발이 흰색유니폼처럼 거리를 활보할 것이다
말그대로 활보라도 하면서 건강하게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면 좋겠지만 노년 인구가 많다는건
경제적 성장이 둔화 된다는 뜻이다
노후를 책임지며 일을 해야 하는 우리는 나이를 어떻게 측정해야 할까
정년을 60전후로 책정 했다지만 정년 이후 일을 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현실 또한 감안해야한다
어찌어찌하여 내몸 하나 건사한다해도 사회구조상 심각한 문제라는것은 명확하다
거론되는 많은 현안들...
그래서 바쁘고 우왕좌왕하는 돔안 경기장 어르신들...
세상속 우리네 살아가는 모습과 다를게 없다
도시를 떠나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각박한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땅을 일구고 욕심없이 살아간다는 생각에선 그들이 참으로
용감하고 멋있다
자연과 더불에 사는 그들이 한없이 풍요롭고 남부러울것 없어 보인다
바다를 좋아하는 내가 노후에 제주도에가서 살고 싶다고 하니 남편은 자신의
고향이 있는 섬으로 가서 살잔다
바다며 나무며 섬도 있다며...
나쁘지는 않을거 같다
어디쯤 어떤집을 지을 것인지 생각하면 희미한 미소까지 감도는걸 보면 맘에 드는것도 같다
기름진 땅과 풍요의 상징인 바다 생물들...
내가 꿈꾸는 마직막 종착역임에 틀림없다
오늘도 출근길...
올림픽 도로를 질주하며 바라보는 한강 저너머에는 내가 꿈꾸는 기름진 땅과 초록빛 잔디와 드넓게 펼쳐진
언덕이 눈앞에서 출렁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