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에 잠기고 옛날이 그리우면 늙기시작하는거라더만
요즘 부쩍 옛날이 마니 생각이난다
그때는 바깥이나 집안이나 똑같이 공평하게 더워서
돈있는집이나 없는집이나 냉장고가없어 동네마다있는
얼음파는집에가서 아저씨가 녹슬은 톱으로 쓱쓱 토막낸
네모난 얼음을 새끼줄로 묶어 주면 행여 떨어뜨릴새라
조심 조심 들고오면서 이걸로 수박화채 먹을 생각에
신이나서 무거운줄도 모르고 잽싸게 들고왔다
겨울엔 잠자려고누워있으면 코가시려 이불을 푹덮고 자고
이듬해 봄까지 땅이꽁꽁 얼어있어
땅에 묻어둔 큰독에서 잘익은 빨간무우 큰거 한 토막을
젓가락에 꽂아 물 말은 밥에
싹둑베어물면 그리 맛날수가없었다
지금의 김치냉장고맛이랑 천연 냉장고맛은 같이댈수가없다
그 알싸하고 시원한맛은 이후로 맛본적이 없다
그 당시는 아스팔트도 지금처럼 잘 되어있지않코
대부분 흙길이여서 학교가는길 땅위도 군데군데 얼어있어
어린 나는 발을 동동구르며 뛰어갔다
그러면 발이 덜 시려워서ᆢ
기나긴 겨울밤에는 집집마다 엄마들이 털실로 쉐타를 짯다
나는 그렇케 만든 옷이 너무싫었다
옷모양도 싫었고 색이랑 질감도 싫었는데
어린 내눈에는 요술부리는 옷처럼 작아지면
다시풀어새로 크게 짜주는게 더 싫어
엄마몰래 나무로된 대바늘을 몰래 갖다버리기 까지해 봤지만
어김없이 엄마는 짜는걸을 멈추지않았다
내위로 언니가 많으니 나는 새옷을 얻어 입을기회가
명절밖에 없었던거 같다
그 여파인지 나는 길가다가도. 맘에 드는옷을 사지못하면
잠자리들면서도 누가 사 가지않았을까
눈에 아른거려 잠도 설쳤다 다들 아끼는 기준이 다르듯이
나는 옷 사는데는 가격이 내 형편에 무리가 안가는수준에서
척척 사는편이다 그러다보니. 모셔둔 옷도 더러있다
이제는 나이드니 편한옷만 입게 되니 옷쇼핑도 줄어들었지만
지금도 안사도. 무슨 구경보다 옷구경이 제일 즐겁다
어린시절 그런 옷에대한 궁핍을 보상하듯이
딴건 돈을 아껴도 할부를 해서라도 옷은 삿었다
울 딸옷은 진짜 사계절 잘 입혀보냈다
대리만족 아니 내 어린시절 보상심리였다
그 옛날 시내 대리점에 아버지랑 엄마가 티비사러가는날
아버지가 엄마보고 대리점 여기저기 가격알아보고 사야하니
대리점서. 커피 한잔준다고 얻어 먹으면 안된다고 주의주며
사러가던 기억도난다 돈이 많아 사러간것도 아니고
술담배도 안하고 집에 일찍와 낙이 없었던아버지는
집 한채라도 물려줄 아들도 없는 그시절 아버지로서는
유일한 사치품이 아니였나싶다
집에 손님오면 엄마가 누런 주전자주면서
술 사 오라하먼 할머니가. 파는 술집에가면
어린 내가 빠져도 표가 안날 큰독에 술을 휘휘저으며
한 국자 퍼주먼 그걸 흘릴새라 조심조심 들고오면
큰 대청마루에 앉은 손님은 그런 나를 기특하다며
돈을 주면 손님가고나면 어김없이 엄마가 뺏아갔다
한두번도 아니고 하루는 억울해 손님이 지폐주는걸
동전으로 달라고했다 엄마가 가져간다고 ㅎㅎ
진짜 동전으로 받아 그것도 엄마가 가져갈꺄봐
잽싸게 가게로 달아난 기억도 난다
왕눈깔사탕이 두개 1원인거 까지 생생하다
세월이흘러 엄마가 돈놀이 하면서 형편이 나아지면서
엄마 주머니에 남의돈이던지 말던지 돈이 가득해보이는날은
우리자매들은 서로 뭘 사야한다먼서 엄마한테 돈을 우려냈다
그여파가 큰지 신용가드가 나오기전에 마트가면
우리자매들은 결혼하고서도
카트기에 생각없이 물건넣었다가
계산대에가서야 비로소 돈이 모자라는것을 알고
아차싶어 다시 갖다놓곤했다
엄마돈놀이가 계속잘되었으면
딸들시집갈적에 한덩어리씩 가져갔겠지만
여기저기 돈 떼이고남는거없이 엄마의 돈놀이는끝이났다
인복없는 내 시집갈적에는
내 퇴직금까지 엄마주고왔으니 말이다
그래도 우리를 위해 사치한번 못하고
차 없는시절, 은행 온라인도 없는시절
먼곳은 버스타고 늘 발이 부르트게
돈받으러 쫒아다니던 엄마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아직도 친정동네가면 살아계신 나이든 어르신이
나를 반기며 울엄마 칭찬한다
늘 잘 베풀어주고 아쉬울때 돈도 잘 빌려주셨다고
근데 나는 엄마한테 어깨너머 배운게있다
돈관계는 철저히 해야겠다는 개념이다
형제간이라도 얀받아도 될 정도 일때만 빌려주고
성격이 느긋하고 착하게보이고 지나치게 친절한사람은
돈갚는데 시간을 끌거나 사기꾼기질이보이니
절대 돈거래 하면 안되고
허세부리고 돈자랑하고 옷을 화려하게 치장하는사람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진짜어려워져 돈 떼먹고 도망갔는사람이많았다
엄마가 잡으러가보먼 애들이랑 며칠굶은 얼굴로 힘없이
있는걸 보고 오히러 쌀이랑 연탄값 도로 주고왔다그랬다
내가 예전처럼 무작정 베풀지않으니
얌체족들도. 꼬이지않코
아무튼 엄마땜에 돈교육은 철저히 배운셈이다
날이 너무 더워 두달정도 못간 친정부모 산소가보니
산소들어가는길목에 풀이 내 키 만큼쟈라
길 지나는데 뚫코 갈정도였다
신랑이 차에실은.나무 전지가위로대충 자르고
산에서 내려오면서
날씨가 시원해지면 풀을 깍고 정리한단다
잠시 작업하느라 서있으니 산 중턱이라
앞이 깜깜해질정도로 어지럽다캐서
얼른 내려왔다
하늘에계신 엄마 아버지 딸들 많아도
산소 늘 가꾸어주고 풀베어주는이는
나랑 울신랑밖에 없는거 아시죠
울신랑 지금처럼 건강유지하고
나도 건강유지하게 해주시고
다른딸들보다 더 행복하고 잘 살게해주셔요
클때도 내가 돈 젤 적게 가져간 딸인것도 잊지마시고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