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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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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언어가 감정을 선택한다.


BY 가을단풍 2025-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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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대학원 졸업을 하였다.
늦깎이 졸업생이니 만큼 졸업식장에 남편을 비롯하여 친정 형제들.
즉 동생 화섭이네 부부 계섭이네 부부, 그리고 오공주 친구들이 와 주었다.
내 졸업식장에서 형제들과 친구들의 친밀도가 느껴졌다.
대형 꽃다발과 축의금을 전달 받았다.
정말 고마웠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찻집에서 수다를 떨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이 생각 저 생각 그동안 지나간 일들이 떠올랐다.
쉽지 않다는 늦깎이 졸업생이 어찌 사연이 없을 수 있겠는가?
그것도 심리상담학과 졸업생이.
사연 많은 인생은 이렇게 흘러가는 것이었다.
저녁때가 되었다. 남편이 치맥으로 저녁을 때우자 했다.
여기까지였으면 좋았을걸 
 남편은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석사 졸업을 하였으니, 앞으로 더 너그럽고, 더 넓은 어른이 되라고 하였다. 그냥 ‘공부하느라고 고생했다는 말만 들었으면 좋았을 것을’
나 또한 ‘그냥 알았다고 고맙다고 했으면 좋았을 것을’
남편은 이런저런 말을 하면서 “이 시대에 진정한 어른이 없으니, 당신이 모든 것을 다 체념하고 다 넘어서서 너그럽게 살면서 어른이 돼라.” 하였다.”
그런데 돌도 이런 때는 참 빠르게 회전이 된다.
나는 남편에게 이렇게 말해 버렸다.
“당신도 석사를 했으면서 왜 더 넓지 못해.
왜 나만 넓어지라고 해. 당신도 너그러우면 안 되는 건가?”하고 말았다.
우리 부부는 천생 연분인가 보다.
어쩌면 그렇게 똑같은지.
하룻밤이 지났다.
아침에 일어나서도 기분이 나빴다.
어제 남편이 한 말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말은 반드시 감정을 선택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찌 보면 남편이 나에게 자랑스러워서 덕담을 한 것일 수도 있는데, 그렇게 또 처받은 나도 그다지 훌륭하진 않다.
졸업을하면서 시댁 형제들은 하나도 안 보였다.
나의 졸업을 몰랐을까? 
멀리 사는 것도 아니고 10분도 안 되는 곳에서 모조리 살고 있는데.
그냥 뿅망치 만한 꽃다발 하나씩 사가지고 와서 점심 맛나게 먹고 사진 몇 장 찍고 왔으면 좋았을 것을...
우리 시어머니가 살아계셨더라면 어떠했을까?
우리 어머니는 일가 친척 인사치레를 깍듯하게 하신 분이다.
그런데 자식들은 그렇지 않다.
왜 그럴까?
없어서? 아니면 삶이 어려워서?
아니, 이것은 나와의 친밀도에서 멀어진 것이며, 서로가 살아오면서 스크렛치가 난 부분이기도 하다.
이것은 남편의 잘못이 크다.
자기 동생들에게 “언니가 졸업을 하니 와서 점심이나 먹어라.”했다면 바빠서 못 오는 사람도 있겠지만 모두 다 안 올리는 없다.
나도 잘못이지.
“내가 졸업을 하니 시간이 되면 와서 점심이나 먹고 가.”했다면 아무도 안 왔을까.”
누구나 살아오면서 가족끼리 스크렛치가 나기도 한다.
긴 세월 살아오면서 한결 같이 좋을 수는 없다.
형제지간에 서로 불편감이 있어도 이것은 ‘화해의 기회’를 가져오게 되는데 말이다.
빠르게 카톡을 보냈다. 일부러 테클을 걸었다.
형제들 카톡란에 ‘나 졸업 했어요.’ 라는 문구와 함께 내 친정 동생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냈다.
늦었지만 이 꽃이 다 시들기전에 사진이라도 찍자고 해야겠다. 그리고 밥 한번 먹고 풀어 버리는 거지.
우리 시누이들과 나의 관계가 늘 어려운 것도 아니다. 남편의 기질이 우리의 관계에서 미꾸라지 처럼 늘 훼방을 놓은 것이다. 우리 시누이들도 이를 알고 있다.
가족끼리 갈등이 생기면 풀면 되는 것이지 무슨 득이 된다고 스크렛치 난 감정을 선택하여 어렵고 불편하게 살겠는가? 그까짓 거 얼마나 대단하게 산다고.
이번에 또 한번 ‘서로의 언어가 감정을 선택’한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이번 일은 아무리 생각해도 내 잘못이 크다. 
그렇다면 해결 중심으로 가는 방법은 없을까?
우리 남편은 스트레스 상황이 되면 도망가는 (회피성) 기질이 있다.
그래서 자기 형제들에게 말을 못 했겠지.
아마도 오늘 중에 시댁 형제중에 누군가에게 연락이 오겠지.
”나 아무래도 서운해서 안 되겠으니 이 꽃이 시들기 전에 사진이나 찍자고 하리라.
남편과 시누이들을 분리해서 관계를 맺어야 되겠다.
남편과 나는 기질이 너무 달라서 대화를 하면 할수록 스크렛치가 일어나지만 시누이들은 그렇지 않다. 남편은 옆으로 슬쩍 밀어놓고 시누이들과의 관계는 ‘그들과 나와의 관계만 맺어’가야 되겠다.
남편과의 관계가 어렵다고 시누이들을 비롯하여 모든 일가 친척을 배제할 필요는 없다 이것은 ‘40년도 넘게 살아온 시집 살이를 헛다리’로 만들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