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싶을땐 술을 마신다.
그래야 울 수 있다.
그런데 껀수가 생기지 않았다.
그래서 드라마를 보고 울었다.
엄마랑 딸이 부둥켜 안고 우는 장면이었다.
나도 따라 덩달아 울었다.
울다가 코 풀러 가는것처럼 가장을 하고 주방으로 가
식탁에 맥주를 올려놓고 홀짝홀짝 마셨다.
술이 맛있었던 적이 있던가.
맥주 한잔에 탱탱한 정신이 느슨해졌다.
기타줄이 풀어진것처럼 띠웅띠웅 소리도 났다.
탱탱할때 누군가 나를 건들면 금방이라도 줄이 끊어질듯 아슬아슬했다.
그런데 ...
이상하다.
분명 띠웅띠웅 소리가 나는데,늘어진 기타줄 모양인데
누군가 건들면 아예 끈을 놓아 버리고싶다.
아..
사람은 그렇구나.
탱탱한 정신만으론 끊기지 않는 끈처럼 눈물도 흐르지 않는구나.
스스로 풀어져야하는구나.
그게 인간의 감정이라구,...
어린 딸이 나를 건들었다.
딸을 붙잡고 엉엉 울었다.
드라마처럼...
똑같이 딸을 부여잡고 울었다.
나도 드라마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