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379

건축 폐기물


BY 씀바귀 2006-03-22

 

건축폐기물


건설폐기물처리장 극력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난했지만 자식들을 가르치겠다는 일념으로 쌀 한되, 두됬기 모아서 땅을 사들여 벽돌과 모래를 져 나르며, 그야말로 피와 땀으로 세웠던  학교(초등 분교)가 폐교되어 안타까움도 이루 다 말할 수 없는데 학교터에 건축폐기물처리장이 생긴다니 기가 막혀 땅을 치는 그들.

그 학교는 인근 마을 사람들이 온 몸으로 지은 학교(교육청에 기부했다고 함)인데 아무리 폐교되었다하더라도 다른 시설물도 아니고 건축폐기물처리시설이 들어선다니까 어떤 일이 있어도  반대한다는 것이다.

 

폐시멘트벽돌 등 건축폐기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많은 먼지로 인해 각종 채소는 물론, 빨래도 맘 놓고 말릴 수 없기 때문이다.  먼지가 앉으면 곡식도 제대로 여물지 않기때문으로 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주는 것을 어떤 사람이 반대를 하지 않겠냐는 말이다.

폐교 터를 사들인 폐기물업자는 공사를 시작하였고 그걸 반대 하는 마을 사람들과 업자는 팽팽한 긴장감으로 언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어두운 장막이 드리워져 있다고 한다.

비록 폐교되었지만 다른 용도로  쓰는 것도 아니라서 반대할 수밖에 없다는 마을 사람들. 더군다나 마을 젊은층들이 무슨 일인지 반대하는 입장이 아니라는 듯이 외면하는 일까지 벌어진다고 한다. 반대의 뜻을 굽히지 않는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한다는 것. 

 

드디어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갈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른 마을 사람들.

행정당국을 찾아가 항의하며 허가취소를 요구해 보지만 각종 법조항을 들춰가며 전혀 하자가 없다고 한다고.

서로 대화를 하여 가장 최선의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게 행정당국이 할일이지 않은가. 서로 만나서 맺혀진것을 한개씩 풀어가다보면 의외의 방법이 나올수 도 있는 것.

지켜야할 법이지만 통념적으로 온당하지 못한 것을 실행하는 건 서로에게 엄청난 상처만 줄뿐이며 상처를 치유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것이다.

 

젊은층들의 참여가 저조한 가운데 참여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나이 먹은 사람들뿐이고 함께 학교를 짓느라 애를 썼던 인근  마을사람들조차 전혀 관심 없이 강 건너 불보듯하여  기가 막히다고 한다.

'어떻게 지은 학교인데 그리 모로쇠하냐'며 애를 태우지만 자기들이 사는 곳과 조금  떨어진 곳이라며 외면한다는 것이다.

자기 마을이 아니라지만 피해는 예측하는 것보다 훨씬 광범위한 것. 여러 마을이 힘을 모아야  목소리도 크게 나오는데  ‘내 동내가 아니다’는 식으로 모른체하는 것도 결코 옳지는 않다.

시멘트가루가 날아가면 자기 동내도  안전하지 못할 것인데 무슨 이유인지 참여를 하지 않는다며 몹시 서운함을 토로한다. 

다른 동내일이지만 ‘내’ 동내일일수도 있는데 외면하는 바람에 살면서 쌓여진 정이 무너지는 결과가 될 것 같다.

그 업자는 돈이 많다는 것을 내세워 끝까지 법으로 하겠다며 ‘가동시키다가 중단할망정 한번이라도 가동시킬 것’이라고 한다고.

노인들뿐인 농촌. 노인들은 무시하는 처사인지, ‘해볼 테면 해보라’식인지, 언제 끝날지 모를 반대시위에 마을 사람들이 지쳐있다.

지치면 제 풀에 꺾일 것이라는  기대를 하는 것 같다고 마을 사람들이 말하였다.

 

고향 마을이나 다름없다는 곳에 건설폐기물처리장을 세우려는 뜻이 무엇인지 의심스럽다고도 한다.

마을에 그런 시설뿐만 아니라 다른 시설물이 생기려면 응당 마을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민주적 방법인데,  한번도 의견수렴을 하지 않고 어느 날 갑자기 허가를 냈다는 것에 마을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다.

어떤 공무원은 ‘반대를 하려거든 업자 집 앞에서 하라’는 말을 했다며 도대체 누구를 위한 행정인지 원통하다고 한다.

여러 사람들에게 알리려고 큰 거리로 나가서 시위하는 것을 알고도 모른 척 그런 식으로 말을 한다며, 그렇게 무시되는 세상이다 보니 더 억울해서 도저히 참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한 달전쯤, 지역의 지상파티브에서 사태의 심각함을 문제 삼으며 당국의 슬기로운 해결책을 기대했는데 아직 뚜렷한 방법이 안 나온 상태라고 전한다.

농사철은 다가오는데 맘이 어수선하여 잠도 잘 안 온다는 그 사람들. 적은 수의 사람들이지만 시위에 참여하지 않으면 더 무시하고서 공사를 강행할 것 같아 애가 탄다는 사람들. 


아는 사람의 말을 정리해 본 것으로 그런 시설물의 허가를 내기 전에 의견수렴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쉽다.

어느 지역이나 이와 비슷한 문제들이 있기 때문에 행정 당국은  낮은 자세로 백성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된다. 슬기롭지 못한 행정으로 백성들이 피해를 보아선 절대 안 된다.

백성을 무시하는 건  용납될 수 없기에. 백성위에 행정이 있는 게 아니라 행정위에 백성이 있는 것.

서러에게 짐이 되지 않는 최상의 해법으로 해결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