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땡,땡..." 오늘도 여전하다. 매시 오분마다 소리를 내며 울고 있는 시계 소리 그 흔한 뻐꾸기가 들락거리며 정각을 알리는 것도 아니고 원목의 나무 시계는 중간에 원을 그리며 돌아야 하는 장식도 멈춰진지 오래이고 언제 부턴가 정각도 아니고 매 오분이 되면 때늦게 정각인 척 하며 운다. 몇년전 아이의 소풍날 아침 이른 새벽부터 요란하게 김밥을 싸고 있는데 갑자기 옆으로 둔탁하게 무엇인가 툭 떨어지길래 놀란 마음에 봤더니 그것은 벽에 얌전히 붙어 있던 시계 조금만 비껴서 떨어졌다면 내 머리위를 강타했을 것이고 아마 신문에라도 났겠지 김밥 싸다가 벽시계에 맞고 어찌됐다는 기사가. 그 후유증으로 뒷판은 박살이 나고 초침에 맞춰서 우아하게 돌던 장식물도 멈춰지고 결국은 오분 시계가 되고 말았다. 이젠 아는 이들은 그런다 전화라도 받으면 꼭 저 시계가 울기에 "아직도 쓰고 있냐? 오분 시계." "왜 그래..그래도 정확 하잖아, 오분이면 울어, 넘집 정각처럼 .." 텔레비젼을 장만하고 보니 같이 딸려온 리모콘이 건전지를 넣는 것이 아니고 태엽을 감듯이 감는 것이었다. 얼마나 오랜 만에 해 보는 것인가. 유년 시절 마루의 문을 열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시계가 있었다. 일주일에 몇 번씩 의자를 놓고서 시계 문을 열고 그 안에 들어 있는 시계의 태엽을 철커덕거리며 밥을 주던 아버지, 꼭 그러셨다. '시계 밥' 이라고. 혹시 의자가 넘어지기라도 할까봐 의자를 잡은 작은 손에 힘을 주면서 들었던 소리,시계가 밥을 먹던 그 소리. 밥을 주지 않아도 이젠 모든 시계들은 정확하다. 단지 오분 마다 울어대는 우리집 시계만 빼고서. 리모콘의 밥을 연신 주면서 시계의 밥 먹던 소리를 눈물겹게 그리워 해 본다, 어린날의 내가 되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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