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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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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나 먹자?


BY 빨강머리앤 2003-12-30

한반도에, 아니 전세계에 먹거리 비상사태가 일어났다.

한동안 '세계화'란 말이 인구에 회자 되고 있었는데

먹거리에서 세계화란 말이 가장 먼저 이루어진 건 아닌가 싶은

이 의문스러운 사태는 참으로 기이하다.

가장 먼저 발포탄을 쏜것은 오리와 닭들.. '조류독감'은 원조가 홍콩이란다.

조류독감은 인간에게 감염이 되어서 죽을 수도 있는 위험한 병이다.

벌써 홍콩은 백명이 넘는 사람이 조류독감으로 사망했다는 보도를 접한바 있다.

목하, 치킨전문점과 오리고기를 판매하는 음식점은 파리를 날리고 있는 중이다.

때는 연말을 보내고 있는 한해의 마지막.. 사람들은 망년회다 송년회다 하여

고기집을 찾게 되는때이다.

그러면 오리고기랑 닭고기 대신에 이동갈비집으로 '이동'을 해야 하는데

광우병의 조짐이 예사롭지 않다. 광우병은  조류독감보다 더 위험하면 위험했지

절대 덜하지 않는 무서운 병이다. 뇌에 있는 뼈에 구멍이 숭숭 뚫려 죽는 ,야코프병이란

희귀병으로 영국인들이 죽은 수자가 조류독감으로 죽은 홍콩인들의 숫자와 비슷한단다.

더구나 광우병은 발병인자를 보유한채 십여년의 잠복기를 거친다니

절대 우습게 볼 병이 아니다.

그러면 우리식성대로 돼지 삼겹살에 푸짐하게 상추쌈을 해서 소주랑 곁들어

삼겹살이나 먹으러 돼지고기집으로 연회장을 옮겨야 할때다.

그런데 이건 엎친데 덮친격으로 '돼지콜레라'가 소식이 날아왔다.

 

개인적으로 삼겹살에 상추쌈을 좋아하는지라 사실은 '돼지콜레라'가 얄밉기만 하다.

서민의 먹거리인 삼겹살은 지글거리며 팬에서 구워지는 동안 입맛을 당겨주는

정말 괜찮은 음식이었는데 그마저도 당분간은 불사해야 할 모양이다.

 

돼지콜레라나 조류독감은 어떻게 해서 발병이 되는지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가 없는 반면 소에게 일어나는 광우병에 대한 지적은 사실은 여러번 있어왔다.

소는 풀을 먹는 초식동물이다.

우리의 정서속에 비춰진 소먹이는 목동의 모습은 한껏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소박한 서정의 농촌풍경이었다.

소는 농가의 한식구로 귀한 대접을 받는 식구나 다름없는 존재였었다.

봄이나 여름 그리고 가을엔 우리나라 농가 어디나 지나다보면

들녘이나 강가에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소를 보게 되는 일이 흔했다.

 

그랬던 것을 소에게 사료를 그것도 동물성 사료를 먹이게 되면서 부터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농가에서 한 식구처럼 기르던 소를 집단농장에서

사육하면서 사료의 공급은 더욱 확대되었을 것이다.

더구나 소에게 먹일 사료를 만들면서 병에 걸린 소의내장을 섞어 사료를

만든 것으로 인해 광우병이 발생한 영국의 사례가 있었다니

기가 막힐 일이다. 소의 내장을 섞여 사료를 만들어 소에게 먹이는

이 불상사는 당연히 광우병이란 희귀병을 만들어 냈다.

 

이런 일련의 사태들을 들여다 보니 안그래도 음산한 세밑이 더욱 우울하게만

느껴진다. 인간에게 있어 가장 근원적이고 기본적인 '食'이 병균에 감염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럼, 육고기를 포기하고 이젠 바다에서 나는 고기를 먹어야겠지.

안그래도 광우병이네 조류독감이네, 보도가 난후 횟집이 성황이라는 보도를

접했다. 하지만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우리들은 환경호르몬에 가장 쉽게

감염되는것이 바로 물고기란 사실이다.

알게 모르게 환경호르몬의 홍수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그래서 '환경호르몬'

을 그대로 흡수한 채로 우리식탁에 올려지는 물고기 또한 믿을만한

먹거리가 못된다는 사실은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하는 현실인 것이다.

그래도 환경호르몬에 가장 많이 노출이 되었건 어쨌건 간에 아직

환경호르몬 때문에 사람이 죽었다는 보도는 없었으니까,

생선을 먹어서 동물성 단백질을 보충해야지 싶었던 맘에 오늘아침의

또한가지 안타까운 뉴스를 접했다.

영광원전에서 방사능물질이 흘러나와 바닷물에 유입이 되었다는 뉴스에

'이젠 정말 뭘 먹어야 할지 모르겠다'라는 탄식이 절로 나왔다.

 

아, 진정 지구는 이렇게 병들어 가는구나.

먼 우주에서 태양계의 9개 행성을 바라보면 그중 가장 푸른별인,'지구'는

바야흐로 사람들 때문에 푸른빛을 잃어가는 중인것이다.

 

믿을 만한 먹거리가 없다고 굶어 죽을수는 없는법.. 아침상에

김치찌게를 끓였다. 냉동실에 얼려둔 돼지고기(돼지콜레라에 걸린것은

아닐테지?)를 양념해 신김치를 넉넉하게 넣어 두부를 많이 넣고

보글보글 김치찌게를 끓였다.

우리 고기대신 두부나 잔뜩 먹자..

그런데, 이 두부는 혹시 유전자조작으로 기른 콩으로 만든 두부는 아닌지..

우리콩은 우리식탁에서 사라진지 오래고, 유전자가 조작된 외래종 콩으로 만든

두부가 수퍼마다에서 넘쳐나고 있는지 오래다.

국산100%를 자랑하는 모업체의 두부역시 유전자조작의 위험이 있는

수입산 콩을 썼음이 밝혀졌으나 지금도 버젓이 비싼가격이 팔리고 있는 중이다.

어떤걸 믿고 먹어야 하나..

 

그래... 친정엄마가 보내주신  '엄마표 천연식품'인 된장이 있었구나..고맙게도,

세상에 단 하나 뿐인 ....

당분간은 된장찌게나 열심히 끓여 먹어야 할까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