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잘 했다는 여자' 가 죽었다.
아~~나는 어쩜 이렇게 '죽었다'를 쉽게 쓰는가?
하지만 나는 최대한 감정을 절제하기 위해 그냥 '죽었다'라고 쓴다.
그래 그 여자가 죽었다고 한다.
그저 멀리 소문으로 들었기 때문에 나는 오십도 안된 그녀가 어떻게 죽었는지 모른다.
다만 그녀가 죽었다는 말을 듣는 순간 '아, 자살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자살이든 병사든 사고사든 어쨌든 그녀는 죽었다.
내가 빈정거리는 투의 글로 그녀를 미워하거나 혹은 맘에 들어하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사는 곳도 다르고 다신 만날 일도 없었기에 그녀를 잊고 살았다.
아니, 잊고 살진 않았지만 가끔 생각이 날때마다 그녀의 특이한 성격이 조금은 뭉글해져서 그저 잘 살아주기를 바랬다. 진심이다.
그런데, 그녀는 내가 보지 못한 지난 5년간에도 참 힘들게 살았나보다.
남이 보기에는 아무 걱정이 없고 복많은 여자이었지만
나름대로 힘들었나보다.
어쩜 그녀는 아주 여린 여자였는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여린 속내를 숨기기 위해 늘 타인에게 방어적인 태도를 취했는지도...
그녀는 공부만 잘 했지 세상사는 법을 배우지 못한 것 같다.
그녀가 껍질을 쓰고 세상을 대하듯이
세상도 그녀를 늘 거북한 시선으로 보았다.
나또한 그런 세상중에 하나였다.
머리좋은 그녀가 그걸 몰랐을 리가 없겠지...
외로웠을거야.
그러게 왜 그렇게 사람을 거북하게 대하든지.
아무도 그녀의 맘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도 그녀에게 마음을 열지 않았다.
무엇이 먼저였을까?
저승이 있다면 그곳에선 그 단단히 감춘 마음의 빗장을 열어놓고
좀 허허롭게 웃으며 살라고 그러고 싶다.
고인의 영전에 한송이 국화꽃을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