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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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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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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다맞다맞다


BY 밥푸는여자 2003-10-10

 

  남편의 빠른 쾌차를 본인의 건강과 의지에만 돌릴 수는 없다
  교인들의 기도 속에 염려해주신 분들의 마음 氣속에 더불어
  사는 맛을 맛 보는 또 하나의 감사의 계기가 되었기에..

  어쩌면 꾀가 나서 더 이상의 병원과 인연을 끊고 싶어 될대로
  되어버리라는 마음을 아셨는지 별스런 일을 허락하셔서 어쩔 수
  없이 병원 신세를 또 지게 되었다 남편 퇴원에 한시름 놓인 마음보다
  이틑날 부터 계속 되는 검사에 몸이 말이 아닌거다 오늘은 차라리
  검사고 치료고 모든 거 다 포기하고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거
  보니 적어도 나는 내 육체의 약함이 내 정신을 좌우하지 못하리라했던
  내 오만을 여지없이 초전박살을 내고야 말았다. 어제 오후 검사를 마치고
  오늘 새벽같이 빈속으로 병원을 향하니 촌사람 멀미가 장난이 아니더라

  며칠전 새벽에도 그리 많은 사람들 혈액실에 앉아있는 것을 보며 괜스리
  마음 짠했는데 콸콸 뽑아내져 작은 병 속에 뱅그르 돌아가는 피의 흐름을
  바라보며 내 속에 흐르던 작은 氣가 차가운 유리판에서 소멸되어짐을
  생각하니 산다는 일에 무상함도 잠시 느껴지기도 했었다

  핵의학검사를 위해 세시간 전에 맞는 주사는 내 육신의 어느 구석을 돌며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지는 모르지만 약기운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말도
  힘을 잃고 마음조차 힘을 잃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제 아무리 단단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할지라도 텅 빈 검사실 차디찬 공간에 혼자 누워 또 다른
  불안감을 가지고 기계속에 들어가 있다는 일 어찌 편한 마음으로 맞겠는가

  온 몸에 작은 돌기가 돈다 눈을 감으니 벌어지지도 않을 일이 현실처럼
  마음에 망방이질치며 불안감을 가져다 준다 또 다시 치료에 들어갈라치면
  이번에 그냥 도망가리라..내 살아오며 세상에 더 이상 의지할 그 무엇도
  없이 오직 내 안에 힘이 되시는 주님만 의지하며 살아왔음을 세상 어느
  사람의 잣대로 이해할 수 있겠는가.. 한시간 반..차가운 기계음이 울리고
  시체처럼 누워있던 나는 다시 살아 검사실을 빠져나왔다 결과가 나올
  그날까지 아마도 수 많은 환자들이 그랬듯이 겉은 웃어도 속은 늘
  슬픈 얼굴로 아무렇지 않은 듯 살아가지겠지..

  검사를 마치고 돌아와 몇시간을 정신없이 잠을 잤다.
  시어머니께서도 지쳐 떨어진 며느리를 잡아 흔들지 못해 식구끼리
  저녁을 먹었노라고...시어른들께 받는 사랑을 마음 속 깊이 고마워
  하면서도 입술이 어눌하여 한번도 곰살맞게 표현하지 못하는 내 소같은
  성품이 때로는 답답하기도 하다 어떤일에든 변명함이나 해석이 둔하다
  보니 나보다 나를 바라보는 곁사람들이 훨씬 더 힘들것이라는 생각이
  늘 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그렇게 살아감이 나 다움이라는 왕고집으로산다
 

  에세이방  댓글에  어느 님이 표현 해 두었던 컴퓨터 중독자라는 표현을
  내 스스로도 가끔 해 본다 우스개 소리로 그 해독약을 발견할 때까지
  중독증은 계속 될거라면서.. 조금은 몸도 머리도 맑아지고 나니 여지없이
  이곳에 들어와 글을 쓰는 것을 보면 그님의 표현이 틀린 말은 아닌거다..
  맞다맞다맞다...

『 누군가 이렇게 말하지..
    하나님 나는 혼자입니까
    이 세상에 있는일이 너무 외롭고 힘이 듭니다 』

  나 역시
  가끔 묻곤한다..
  그러면 대답이 온다고 하는데..                

  그분의 간섭하심은
  언제나 고요한 평화 속에 임재하시니..
  변함없이 제 길 가는 자연처럼..
  한결같은 고요로 내 곁에 계신다

  요란스럽지 않게..
  외롭게도 아니하시고..

  한번도 나를 실망시킨적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