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475

올가을에


BY 밥푸는여자 2003-09-24



      
      
       올가을에
      올 가을에 나는 조금씩 바뀌어 가는 나뭇잎 사이에 일렁이는 고운 볕이 되고 싶다.
      올 가을에 나는 숲에 나는 작은새들의 합창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새벽 고운 햇살이고 싶다.
      올 가을에 나는 사람답게 숨쉬고 있음을 숨소리로 향기로 고운 이웃들 이야기로 행복한 향 지어 내어 사랑을 전하고 싶다.
      올 가을에 나는 어느 볕 따스한 골목 어귀에서 고사리 손가락으로 공기돌 던져내는 아이의 까르르 웃는 웃음속에서 흔들리는 바람이고 싶다.
      올 가을에 나는 가을비를 맞으며 노오란 장화 신고 걸었던 유년의 마당으로 가고 싶다.
      올 가을에 나는 유년의 뜨락에 피워내던 아지랭이같은 꿈들을 코스모스 속에, 작은 들꽃 속에 감추워 두었던 그 고운꿈들을 하나씩 들춰내어 휘파람 불며 들녘을 거닐고 싶다.
      올 가을에 나는 노을이 하늘과 들녘을 한 빛으로 물들여 갈 때 오래전 친구들 이름 하나씩 들꽃 속에 꼬깃꼬깃 접어두고 먼지 나는 신작로 타박타박 걸어 내 어머니의 따슨 온기가 남아있는 내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